비트코인, 트럼프 취임 직전 최고가 대비 약 20% 하락
이더리움·리플·솔라나 등 주요 암호화폐는 25~45% 급락
'역대급 해킹'·'관세 전쟁' 우려에 암호화폐 가격 하락세
암호화폐 가격이 일제히 내림세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북한 해커 그룹에 의해 약 2조원 규모의 거래소 해킹이 발생해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 대한 우려를 촉발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재개하면서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26일 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1시 50분 기준 약 1BTC당 8만8920달러(1억274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3.24% 하락한 가격으로, 트럼프 취임 직전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인 10만9000달러와 비교해선 약 18.4% 낮은 가격이다. 비트코인이 9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코인 가격도 1BTC당 약 1억2900만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달 말 기록했던 1억6050만원과 비교해 20% 가량 내린 가격으로, 지난해 11월 19일 이후 최저가다.
알트코인 가격은 낙폭이 더 컸다.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ETH) 가격은 트럼프 취임 직전 최고가와 비교해 약 26.7% 내렸고, 리플(XRP)은 29.8%, 솔라나(SOL)는 45.2% 하락했다.
암호화폐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북한 해커 그룹 '라자루스'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세계 2위 규모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비트(Bybit)를 해킹해 약 15억달러(약 2조140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탈취한 사건 때문이다.
바이비트가 도난당한 규모와 같은 규모의 암호화폐를 매입·확보해 이용자 피해는 없었지만, 시장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전쟁'을 다시 본격화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된 것 또한 암호화폐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트럼프는 한 달간 유예했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의 관세를 오는 3월 4일부터 예정대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2일 불법 이민과 마약 유입을 이유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결정했지만, 국경 검문 및 단속 강화 약속에 관세를 유예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에 관세를 피하려면 25% 규모의 대(對)중국 관세를 부과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가 관세 압박을 재개하면서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압박이 '협상 카드'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는 오는 4월 초부터 대(對)미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를 상대로 동등한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 관세'의 시행을 예고한 상황이다.
트럼프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관세 부과는) 상호주의"라며 "그들(유럽연합)이 우리한테 무엇을 부과하든 우리도 동등하게 부과할 계획이다. 이건 관세를 올리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암호화폐의 강세 요인이 부재해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암호화폐 기반 금융 서비스 업체인 스완비트코인의 스티븐 루브카 개인 고객 책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 증가에 높은 실적을 낸 주식도 빠르게 하락했고, 이런 내림세는 암호화폐 시장으로 확산했다"라며 "눈에 띄는 단기 촉매 부족과 주식 시장 하락에 기인한 압력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차익 시현과 공매도에 대한 압력을 조성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독일 DZ은행의 마르셀 하인리히스마이어 암호화폐 자산 분석가는 "(최근의) 거시경제 상황이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됐다"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보호주의적 입장과 계속되는 관세 발표는 다시 한번 (시장의) 불확실성과 위험 회피 움직임으로 이어졌고, 무역 전쟁과 인플레이션의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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