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에 붙어 있는 QR에 휴대폰 대니 '유효하지 않는 QR' 메시지만
고객 "여러군데서 같은 현상 나타나…통합앱 대신 현금으로 결제해"
조폐공사측 "현행화 진행 중…일부서 현상 발생, 빠르게 조치 마무리"
출시 첫 날엔 설치 과정서 '무한 대기'도…곳곳서 고객들 성토 목소리
지난 1일 출시 첫날 '먹통'으로 오명이 씌여진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앱이 전통시장 곳곳에서 기존 QR코드를 인식하지 못해 오류가 나는 등 불안한 출발을 계속하고 있다.
통합앱 사업자인 한국조폐공사측은 5일 "'현행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관련 업데이트 작업이 언제 끝날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 2일 집에서 가까운 방학동 도깨비시장을 찾았다. 전날부터 새로 선보인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앱에 5만원을 충전해 장을 보기위해서다. 김씨는 그동안 전통시장에선 카드나 현금 외에 주로 종이로 된 지류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했었다.
그러다 3월부터 카드형과 모바일을 통합한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이 나오면서 휴대폰으로 좀더 편하게 결제할 수 있을 것 같아 새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았다. 10% 할인 혜택도 있어 5만원을 충전하는데 실제론 4만5000원이 들어갔다.
그런데 물건을 산 뒤 결제 과정에서 복병을 만났다. 가게에 있는 온누리상품권 QR코드에 휴대폰을 갖다댔더니 '결제에 실패했어요. 유효하지 않는 QR이에요'(사진)라는 메시지가 떴다. 수차례 시도를 해 봤지만 마찬가지였다. 결국 김씨는 현금으로 결제할 수 밖에 없었다.
또다른 가게에서도 같은 현상이 반복됐다. 인근에 있는 수산물 판매점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결제를 했지만 '유효하지 않는 QR'이라는 메시지만 나타났다. 옆을 지나던 행인은 "나도 다른 가게에서 해봤지만 결제가 되지 않더라. 1일부터 통합앱이 가능하다고 해서 앱을 다시 깔았다. 그후 오늘 시장에 나왔는데 장을 본 3곳 모두 결제가 되질 않았다. 멀쩡한 앱을 왜 바꿨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수산물점 관계자는 "며칠전까지도 QR코드로 (고객들이)다 결제하고 가셨다. 그런데 지금은 왜 안되는지 알 수 없다. 바뀐 앱 때문에 QR도 다시 받아야하는지, 어떤지 안내를 받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서울 공릉동에 사는 최모씨도 지난 주말 같은 경험을 했다. 최씨는 "동네 시장 3곳에서 새로운 앱으로 결제를 하려고 했는데 모두 실패했다"고 말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가맹점들은 QR코드를 바꾸지 않고 기존 QR을 계속 사용하실 수 있다"면서 "다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측과 가맹점 정보를 최신으로 업데이트하는 현행화 과정에서 이같은 현상이 일부 발생하고 있다. 최대한 빠르게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통합앱은 기존에 KT가 맡았던 '카드형'과 비즈플레이가 담당한 '모바일'을 하나로 묶어 지난해 새 사업자로 선정된 조폐공사가 만들었다. 하지만 당초 예정보다 출시 시기가 두달 늦춰졌다. 온누리상품권의 주무부처는 중소벤처기업부, 운영기관은 소진공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새 앱엔 가맹점 찾기 기능, 24시간 챗봇 상담 기능, 큰 글씨 모드 등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충전금액 부족시 자동충전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행 첫 날부터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 1일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공식 앱스토에서 새 앱을 내려받고 휴대폰에 깔아 세팅하는 과정에서 '먹통'이 되기도 했다.
조폐공사에 따르면 오픈 첫 날 동시접속자가 430만 명에 달하면서 관련 서버에 과부하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 앱 스토어에는 통합앱 서비스를 성토하는 글이 빼곡하게 올라와 있다.
사용자 Man DRAGON씨는 "앱이 실행도 안되고, 대기해도 접속 불가다. '일시적인 문제' 오류만 뜨고 접근 권한 설정도 안돼 확인 버튼조차 눌러지지 않는다. 빠른 수정 없인 앱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주성씨는 "온누리 가맹점 검색이 안된다. 앱이 어설프다. 이전 앱에선 전국 어느 가맹점 검색해도 가까운 거리 순서로 줄줄 검색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조폐공사측의 성의없는 답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KOMSCO(한국조폐공사)는 고객 댓글마다 "○○○님 안녕하세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고객센터입니다. 먼저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소중한 의견을 반영하여 더 편리하고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무한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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