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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신의 썩은 뇌

김서현 기자

 

"숏폼(Short form)의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은 하루에 몇 개의 숏폼을 보고 있습니까?"

 

지난해 12월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2024년의 단어로 '썩은 뇌(Brain rot)'을 선정했다. 숏폼 콘텐츠와 짧은 글만을 읽으며 집중력과 인지력이 급속도로 저하돼 뿌연 안개 속에서 생각을 하는 듯한 브레인 포그(Brain fog)가 오는 현상을 뜻한다. 비슷한 말론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 있다.

 

숏폼과 SNS를 오래 하면 뇌가 썩는다니, 괴담처럼 들리지만 실제 연구결과도 있다. 관련 연구를 진행한 맥쿼리대학교 연구원 미쉘 모셸은 강박적인 콘텐츠 소비에 대하여 "끊임없이 스크롤을 내리게 하는 무한 스크롤링(Doom Scrolling)은 수 시간 동안 사람을 콘텐츠 소비 순환에 가둔다"며 "이는 새 정보를 찾으려는 뇌의 경향을 이용하지만 정작 회백질을 감소시킨다. 그 결과 주의 지속 시간을 단축하며 기억력 저하와 핵심 인지 기능 왜곡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썩은 뇌 현상은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절반 넘는 한국인이 하루 2시간 가량 유튜브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의 총 사용시간(2월 25일 기준)은 6965만6607시간으로 전체 앱 중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와 틱톡 등 숏폼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들도 나름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인문·철학·사회·경제 등과 관련한 고급 정보를 다루는 콘텐츠에 광고비를 높게 책정하는 식이다.

 

다만 실제 효과는 알 수 없다. 주요 숏폼 플랫폼에서 숏폼 콘텐츠에도 광고비를 책정하면서 오히려 유튜브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끌 수 있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작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가르쳐주는 채널이 여느 때 보다 성행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정크 콘텐츠(Junk Content)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십, 수만 개가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이를 의식없이 시청한다. 한국 리서치 조사결과에 따르면 숏폼 콘텐츠를 이용한 응답자 중 52%는 유해한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다.

 

과연 숏폼 콘텐츠 제작 또는 시청을 법으로, 제도로 제한할 수 있을까. 관련 업계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표현의 자유, 개인의 권리 등과 함께 지금은 누군가의 생계라는 각종 복잡한 문제가 모두 얽혔다는 지적이다. 이쯤이면 허공에 한 마디 남기기 외에는 할 것이 없다.

 

"밖으로 나가자, 그리고 온라인 밖 우리 주변 사람들의 온기를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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