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보험사기 겹쳐 손해율 급등…대형 손보사 줄줄이 적자 전환
4월 차보험료 인하…‘보험료→적자→재인상’ 악순환 우려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에 육박하면서 손익분기점(BEP)을 크게 웃돌고 있다. 주요 손해보험사는 다음달부터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1% 인하할 예정이어서 보험사의 적자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주요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8.5%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6.5%포인트(p) 급등한 수치다. 한파와 폭설로 인한 고장과 사고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이달부터 다음달에 걸쳐 보험료가 인하되면 손보사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손해율이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보험금으로 지출되는 비율이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인 80%를 초과하면 보험사는 적자를 볼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현대해상이 93.2%로 가장 높았다. DB손해보험 88.5%, 삼성화재 87.3%, KB손보 85.1% 순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 손해율 상승은 한파, 폭설로 인한 사고 증가의 영향이 크다"며 "3~4월 보험료 인하와 봄철 나들이객 증가, 시간당 정비공임 상승 등으로 향후 손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절적 요인 외에 보험사기 증가도 손해율 악화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동안 자동차보험을 악용한 부정수급, 보험사기 및 과도한 합의금 지급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에 따르면 2024년 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 금액은 5704억원에 달해 전체 보험사기 적발액 1조1502억원의 약 49.6%를 차지했다. 이는 2023년 5476억원 대비 4.2% 늘어난 규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사기가 증가할수록 결국 전체적인 손해율이 상승한다"며 "이는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보험 상황 악화에도 자동차보험료는 오히려 인하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 자동차보험료가 최대 1% 인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보사들의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손해율이 90% 가까이 치솟은 상황에서 보험료까지 낮추면 손보사로서는 추가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이미 손보사들은 지난해 차보험손익에서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DB손해보험은 2023년 4분기 488억원 흑자를 냈지만 2024년 4분기에는 90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삼성화재는 같은 기간 540억원 적자에서 680억원 적자로, 현대해상은 60억원 적자에서 760억원 적자로 각각 적자 폭이 확대됐다. KB손해보험도 24억원 적자에서 240억원 적자로 손실 규모가 10배 늘어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손해율이 위험 수위에 도달한 데다 적자 폭이 커진 상태에서 보험료까지 인하되면 그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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