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되고, 소비자들이 지갑 문을 닫으면서 자영업자·중소법인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이미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중소법인의 파산 신청 건수도 같은 기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은행의 중소법인 연체율은 0.82%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0.18%포인트(p) 상승했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2020년 0.48% ▲2021년 0.36% ▲2022년 0.36% ▲2023년 0.48% ▲2024년 0.64%로 올랐다. 코로나19 시기 연체율보다 2배가량 높아진 수준이다.
개인사업자(자영업자)대출 연체율도 높아졌다. 올해 1월 은행의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한 달 전보다 0.10%p 높은 0.70%를 기록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2020년 0.21%에서 2년 뒤인 2022년 0.26%로 소폭 오른 뒤 2024년 0.60%까지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한 정부 지원이 끊기고, 고금리에 소비까지 줄면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 자영업자 2명중 1명은 다중채무자
문제는 이들이 1금융권 대출 원리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비은행권으로 밀려나 연체가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은행권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를 포함하는 중소기업 연체율은 지난 2020년 1.99%에서 지난해 6월 7.01%까지 5%p가량 상승했다.
개인사업자의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4.19%로 2020년(1.87%)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1.70%로 2020년(3.91%)과 비교해 7.79%p 올랐다. 이는 2015년 2분기(11.87%)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과 행정안전위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자영업자 대출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176만1000명으로 56.5%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2명 중 1명은 다중채무자란 의미다.
다중채무자는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차주를 말한다. 통상 은행 이후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으로 대출을 받게되면 신용도가 낮아지고 금리가 높아져 상환 부담이 커질수 있다.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 모두 비은행권으로 밀리면서 상환부담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 법인파산건수 10년 내 가장 높아
대법원의 법원 통계 월보를 보면 지난해 법인파산 건수는 1940건으로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587건이던 법인파산 건수는 2020년 1069건으로 82% 증가한 뒤 지난해 2020년보다 81% 늘었다. 법인 파산 신청을 하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채무조정을 개인회생으로 하면서 신청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12만9498건으로 1년전(12건1017건)과 비교해 8481건 늘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분간 경기가 어려운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중소기업은 자금 지원으로 연명하는 것보다 원활한 폐업을 지원하고, 임금근로자로 전환하는 등 중소기업의 자생력 제고를 통해 재기 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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