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강정인, 김경희 옮김/까치(까치글방)
"아빠는 18년 동안 대통령 1명인 시대에 살았는데 난 8년 동안 대통령 4번 바뀌는 시대에 산다", "그러니까 초6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유일한 대통령을 문재인 한 명 봤다는 거지?" 이는 최근 SNS 상에서 화제가 된 두 개의 트윗(게시글)으로, 각각 현재 조회수 340만회·좋아요수 3.7만건, 조회수 78만회·좋아요수 2만건을 기록 중이다.
약 50자 안팎의 짧은 두 글이 이토록 인기를 끈 건 지난 2013년부터 2025년까지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을 촌철살인의 문구로 축약해놓았기 때문일 터. 우리는 이쯤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왜 보수가 배출한 대통령은 탄핵당하는가'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게 필자가 내린 결론이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의 시작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철칙은 하나다. 바로 신민으로부터 미움을 사지 말라는 거다. 지켜야 할 건 오직 하나. 그들의 재산과 부녀자를 강탈하지 말 것.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상식으로 갖고 있는 개념이라 설명하는 게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나,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내내 이 말을 명심하라고 조언한다.
"군주가 상식 밖의 사악한 비행으로 미움을 사지 않는 한 신민들이 그를 따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군주가 미움의 대상이 되는 건 탐욕적이어서 신민들의 재산과 부녀자를 강탈하는 것입니다. 이런 짓만은 피해야 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재산과 명예를 빼앗기지 않으면 만족해서 살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마키아벨리는 책에서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서 강조한다.
군주가 인민의 미움과 경멸을 피해야 하는 이유는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음모에 대비할 수 있는 최선의 안전책이 인민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 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우기 위해 관련된 일화를 하나 들려준다.
당시 볼로냐의 군주였던 안니발레 벤티볼리오는 칸네스키 가문의 음모에 의해 살해된다. 유일한 아들인 조반니는 이때 갓난아기였는데 가문은 몰락하지 않았다. 그가 암살당하자 인민들이 즉각 들고 일어나 칸네스키 가문을 모두 참살했기 때문. 신망이 어찌나 두터웠는지 피렌체에 가문의 누군가 살아 있다는 풍문을 들은 볼로냐인들은 그를 데려다 도시의 통치를 맡겼다. 그는 조반니가 성인이 될 때까지 볼로냐를 다스렸다.
마키아벨리는 "인민이 군주에 호감을 품고 있다면 음모를 걱정해야 할 이유가 별로 없지만, 인민이 적대적이고 그를 미워한다면, 매사에 그리고 모든 사람을 두려워해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267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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