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인수 포기 후 불안 확산… “유병자·고령자에 생계 위협”
가입자 20여 명, 금감원 정문서 첫 단체 집회… “계약 유지 대책 시급”
"보험사 잘못을 왜 가입자들이 떠안아야 하느냐."
MG손해보험의 청산설이 불거진 가운데 MG손보 가입자모임은 1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첫 집회를 열고 이같이 외쳤다. 고령층·유병자 등 보험 대안이 없는 가입자들은 "우리가 내던 보험료는 어떻게 되는 건가. 국가가 나서 보장을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6일 오전 11시 무렵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MG손보 가입자 20여명은 'MG가입자 살려주세요'란 피켓을 들었다. "보험사가 망할 줄 알고 가입한 사람이 누가 있느냐", "보험료는 꼬박꼬박 냈는데, 청산이라니 억울하다" 등의 구호가 이어졌다.
집회에 참여한 가입자 A씨는 "고령자와 유병자들은 다른 보험사로 옮길 방법조차 없다"며 "매달 보험료를 납부한 보험은 가족의 일상과 미래에 대한 마음의 안전망이었다"고 호소했다.
가입자모임은 배포한 입장문에서 "124만 명에 달하는 MG손해보험 계약자들은 특별한 이익이 아니라 지금의 보험을 그대로 유지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많은 가입자는 "청산 후 다른 보험사로 계약 이전이 가능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조건이 달라지거나 유지조차 불투명하다면 사실상 보장 상실이나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들은 금감원을 향해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촉구하면서 작성한 호소문을 직접 민원 접수했다. 가입자모임은 "법과 제도가 국민을 보호하는 장치로 실질적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며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는다. 이미 상당수 가입자가 해지·실효 권유를 받는 등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MG손보는 그동안 투자 유치를 통한 자본 확충을 추진해왔으나 재무 건전성은 급격히 악화했다. 올초 메리츠화재의 인수 포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실상 '청산 위기'가 거론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24만건에 달하는 계약을 떠안은 MG손보가 청산되면 다른 보험사로의 계약 이전 과정에서 감액이나 조건 변경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계약을 넘겨받아야 할 보험사들이 손실계약을 떠안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계약이전은 금융당국의 몫이나 엄연히 보험사에 계약을 인수하라고 권고하는 것일뿐 계약이전을 강제할 규정이나 제도는 없다.
김미숙 보험이용자협회 대표는 "계약자들은 계약이전을 통해 현재 계약 조건이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청산·파산과 다름없는 해약손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금융당국과 MG손보는 계약자가 요구하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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