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지음/마음산책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지상의 노래', '생의 이면' 등을 쓴 이승우 작가가 문학에 영혼을 붙들린 청년들에게 건네는 작은 조언을 엮은 책이다. 글로 자신을 표현하고, 자기 이야기를 갖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내용이 담겼다.
'나는 소설가가 될 것도 아닌데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냐'고 묻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이야기가 곧 삶'이라는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 하나를 들려준다. 옛날옛적에 왕의 병을 고쳐준 연유로 권력자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된 두반이라는 자가 있었다. 그를 시기한 대신이 두반을 모함한다. 왕은 간신의 꾐에 홀려 두반을 죽이려 한다.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살려달라 애원해보지만 삶을 구걸하는 청은 거절당한다. 두반은 꾀를 내기로 한다. 왕에게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책을 선물하겠다고 한 것.
왕은 그가 건넨 책을 펼쳐보지만 모든 페이지가 끈끈하게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책을 읽기 위해 손가락에 침을 묻혀 책장을 넘기는데 글씨가 없다. 두번째 장, 세번째 장도 마찬가지. 손가락에 침을 발라가며 계속 책장을 넘겨봐도 글은 새겨져 있지 않다. 왕이 말한다.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잖나. 두반은 좀 더 넘겨 보라고 권한다. 책장을 넘기던 왕은 비틀거리다 바닥에 쓰러진다. 페이지에 묻은 독이 왕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
이야기는 비유다. 무슨 뜻일까.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책은 독이다.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 책은 왕을 죽였다. 소설가 이승우는 "이야기의 부재는 죽음이고, 이야기의 존재는 삶이다. 이야기가 없으면 삶도 없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작가다"고 밝힌다. 184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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