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은 '세계 간(liver)의 날'이다. '간'이 영어로 'liver'가 된 이유는 역사적, 언어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영어 단어 'liver'는 고대 영어 'lifere'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생명'을 의미하는 'life'와 관련이 있다. 간은 신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장기이기 때문에 이러한 명칭이 붙은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인의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약 8.7리터로 일본(7.1리터)이나 이탈리아(7.7리터)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음주량(5.8리터)보다 훨씬 많은 음주량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소주가 가장 많이 소비되는 주종으로 전체음주량의 약62%를 차지한다. 각국의 음주량 순위를 보면 몰타(14.5리터), 체코(14.2리터), 프랑스(12.5리터), 독일(11.5리터), 포르투갈(11.2리터) 등이 상위권이다.
간은 체내에서 알코올을 해독하는 주요 장기로, 우리가 마신 술의 90% 이상을 간에서 처리한다. 그러나 과음은 간세포를 파괴하고 염증을 유발하며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과 간암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관리청이 권고하는 하루 알코올 적정 섭취량은 남성은 20g(소주 2잔), 여성은 10g(소주 1잔) 이하다. 주당 이틀 이상은 반드시 금주일을 두어야 한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흡연, 석면, 벤젠과 같은 수준으로 명백하게 발암성을 가진 물질임을 뜻한다.
과도한 음주는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등 다양한 암의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며, 이는 수많은 역학연구와 메타분석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특히 음주의 양뿐만 아니라 빈도와 기간도 발암 위험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적당한 음주'라는 말도 개인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 있으며 만성적인 음주는 명백히 간 건강에 해롭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술은 단순히 음료를 넘어 인류문화와 역사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 노동자에게 맥주를 급여로 주었고 로마귀족들은 와인을 목욕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중세 유럽 수도사들은 금욕과 함께 양조기술을 발전시켰고, 조선시대 세종대왕은 백성의 건강을 위해 금주령을 내렸다는 기록있다.
국가별로 술에 대한 태도는 다르다. 프랑스인들은 와인을 식사와 함께 천천히 음미하며 생산 지역별로 특성(보르도, 샴페인 등)을 중요시하며 음식과의 페어링을 예술로 여긴다. 일본인은 직장 상사와의 회식에서 사케를 주고받는다. 러시아인은 보드카를 얼음처럼 차게 마시며 건배사를 나눈다. 중국인은 고도주 바이지우를 마신 뒤 '간베이!'를 외친다. '간베이(건배)' 후 일음이진(一飮而盡)으로 단숨에 마시는 문화다. 한국의 음주문화 중 폭탄주는 알코올 흡수를 가속화해 간에 치명적이다.
지나친 과음은 아세트알데히드(ALDH)가 DNA를 손상시켜 암 위험성을 증가시고 뇌 세포를 파괴해 치매 위험을 3배나 증가시킨다. 한국에서 위스키 가격이 높은 것은 세금(종가세)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만원짜리 위스키에 관세20%, 주세72%, 교육세 30%가 추가되면 총 50만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일본은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세금을 적용해서 같은 제품이라도 이보다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하다.
해바라기씨에는 비타민E, 셀레늄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간세포를 보호하며, 햄프씨드는 오메가-3 지방산과 단백질이 간세포 재생을 돕는다. 모링가는 염증억제와 면역력 강화에 탁월한 식물성 슈퍼푸드로 주목받고 있다.
또 양질의 단백질(두부, 생선, 달걀 등)과 적정 탄수화물 섭취는 간의 회복을 돕는다. 쑥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간 해독을 촉진하고 부추는 활성 산소를 73% 억제해 간 손상을 방지한다. 올리브유는 담즙분비를 촉진해 체내독소를 배출하고 헛개나무는 숙취 해소와 간 기능 개선에 탁월하다. 모시조개는 타우린이 간 재생을 돕고 피로를 해소한다. 하지만 인진쑥, 녹즙 등 일부 생약제는 농축 시 오히려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술 체질은 유전자로 결정되지만, 건강은 개인의 선택에 달렸다. 술이 체내에서 분해되는 과정은 알코올 분해효소(ADH)와 알데히드 분해효소(ALDH)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1단계로 알코올(에탄올)이 간에서 ADH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환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1급 발암물질로 식도암·간암·유방암 등 발병률을 6배 이상 높아진다. 홍조반응이 있는 사람의 식도암 위험은 소량 음주만으로도 급증한다. 이 물질은 독성이 강해 숙취와 홍조의 주범이다.
2단계로 아세트알데히드는 ALDH 효소에 의해 아세트산으로 분해되어 체외로 배출된다. 이 과정이 원활해야 술을 잘 마시는 체질이 된다.
문제는 ALDH 효소의 유전적 결핍에 있다. 동양인의 30~44%는 ALDH 유전자 변이로 인해 이 효소가 부족하거나 비활성화되어 있다. 이로 인해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축적되며 얼굴이 빨개지고 두통·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서양인의 경우 ALDH 결핍비율이 1%미만이라 홍조를 나타내는 경우가 드물다. ALDH 결핍자는 "얼굴 빨개짐=경고등"으로 인식하고 절주해야 한다. '과유불급'을 명심하자. /연윤열 (사)인천푸드테크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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