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원·엔 환율, 100엔당 1001.97원…4일 연속 1000원 웃돌아
트럼프, '무역 전쟁' 이어 연준에 금리 인하 압박…달러 하락에 엔화↑
美·日, 오는 24일 재무장관 회담…인위적 '엔화 강세' 요구 가능성도
원·엔 환율이 연일 100엔당 1000원을 웃돌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엔화 가격을 끌어 올렸다. 엔·달러 환율이 미-일 관세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1.97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를 마쳤다. 이날 원·엔 환율은 미·중 간 무역 합의에 진전이 있다는 백악관 브리핑 이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전일 주간 종가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4일 연속으로 100엔당 1000원을 웃돌았다. 원·엔 환율이 지속해서 1000원을 웃돈 것은 지난 2022년 3월이 마지막이다.
엔화 가치의 지표가 되는 엔·달러 환율도 달러당 140엔 초반까지 내렸다. 특히 지난 22일(현지시간)에는 엔·달러 환율이 장중 139.88엔까지 내려,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엔화 가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바라보던 연초와 비교하면 엔화 강세다.
최근 엔화 가치가 상승한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격화한 데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해 달러 가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이자 중대 실패자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 둔화가 있을 것"이라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을 겨냥해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이어 트럼프는 다음날인 22일에도 "그(파월 의장)를 해고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연준은 금리를 내려야 한다. 지금이 금리 인하의 적기다. 우리는 연준 의장이 늑장을 부리는 게 아닌, 조기에 해야 할 일을 하길 바란다"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견해를 재확인했다.
트럼프가 일본과의 상호관세 협상에서 '엔화 약세 중단'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20일(현지시간) SNS에서 미국의 무역 적자를 유발한 주요 무역국의 '비관세 부정행위'를 지목했다. 트럼프가 첫 번째 '부정행위'로 언급한 것은 '환율 조작'으로,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일본이 자국의 수출에 유리하도록 엔화 약세를 유도했다는 비판을 지속해왔다.
미국과 일본은 오는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미·일 재무장관 회담을 개최한다. 이날 회담에서는 관세 협상과는 별개로 환율을 포함한 광범위한 논의가 오갈 전망이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은 지난 22일 출국을 앞두고 "미국 베센트 재무장관과 환율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것을 확인했고, 이번 기회를 통해 그 문제를 논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협의 내용에 관해선 "시장 투기를 불러일으키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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