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이 업황 부진 탈피를 위해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베트남 법인의 실적 부진 장기화로 촉발된 위기 속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며 거래 재개와 재무 상태 개선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비핵심 자산 정리'와 '본업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150억원, 영업손실 5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6%, 영업이익은 44.5%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가운데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에 대한 대규모 채무보증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면서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효성화학은 최근 베트남 법인인 효성비나케미칼의 지분 49%를 3964억원에 매각하는 동시에 315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재무구조 개선과 채무상환 자금 마련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효성화학은 베트남법인을 완전히 매각하는 것이 아닌 지배력은 유지한 채 일부 자산만 유동화하는 형태로 거래를 추진했다. 매각 이후에는 폴리프로필렌(PP) 사업에 집중해 매출과 이익 증대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도 고정비 부담이 컸던 비핵심 사업 구조가 슬림화되면서 원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초 효성화학은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수출 허브로 삼기 위해 지난 2016년과 2017년 사이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1단계 투자비용만 약 1조 5000억원에 달했으나 3년 연속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제로 베트남법인은 지난 2022년 순손실 3137억원에 이어 2023년에는 25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순손실은 2320억원에 달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수급 변화,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외부 요인을 과소평가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효성화학은 지난해 효성티앤씨에 특수가스 사업부를 9200억원에 매각하면서 부채를 줄이고 자본을 확충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지주사인 효성에 온산 탱크터미널 사업부를 1500억원에 넘기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등 구조조정이 단기 재무지표 개선에는 효과적일지라도 본업인 폴리프로필렌, 폴리케톤 등 나머지 사업부분의 수익성 강화 없이는 장기적인 재무 안정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따른다.
효성화학은 사업부 매각을 통해 자본잠식은 해소했으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 유지 여부가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미국의 대중 견제 강화가 중국발 과잉 공급을 억제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에도 제동이 걸리며 업황 반등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 자체는 동남아시아 경제 회복 가능성과 중국 리스크 회피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어 긍정적인 성장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효성화학이 비용 경쟁력과 시장 대응력을 얼마나 강화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며 향후 친환경 소재 전환과 시장 다변화가 구조조정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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