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마다 쏟아지는 선심성, 장밋빛 공약 이번에도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 없이 지출 구조 조정으로 힘들어
6·3 조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 주자들이 장밋빛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자칫 국가 재정 운영에 리스크를 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번 선거철마다 등장하던 각종 공제 혜택 및 지원 공약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공약들이 이번 조기 대선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기 위해 '선심성', '장밋빛' 공약이 하나둘씩 나오지만,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고 재정 운영에 부담을 줄 공약들이 많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행 8세까지 미만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만 18세 미만 자녀로 지급 연령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아동수당은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독일, 일본, 영국 등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진국 다수가 만 18세 안팎 자녀 양육을 위한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아동수당 사업은 현금 지원을 통해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어준다는 사업 목표는 명확하지만, 지급 연령을 급격히 확대할 경우 대규모 재정 소요가 뒤따른다. 이미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만 18세 미만 자녀로 확대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이들 가운데 지급액을 첫째 자녀 '10만원', 둘째 자녀 '15만원', 셋째 자녀 '20만원'으로 상향하는 남인순 민주당 의원안을 실시할 경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1조8000억원이 추가 소요된다고 국회예산정책처는 추계했다.
또한 이 후보는 어르신 공약으로 임플란트 건강보험 건강보험 적용 개수를 확대하고 적용 연령을 하향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현행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은 본인 부담금은 30%로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평생 2개까지 지원된다. 이 후보가 구체적인 적용 개수와 연령을 밝히진 않았으나, 업계는 적용 개수는 4개로 늘리고 적용 연령은 60세로 하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인부담률을 30%로 고정할 때, 6000억원의 추가 건강보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수도권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한 사업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전국 5대 광역권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는 "GTX는 제가 처음 설계하고 추진한 국가 교통혁신 프로젝트"라며 "수도권 GTX 6개 노선 완성과 연장, 충청과 수도권을 잇는 동탄∼청주공항 GTX 신설, 부울경·대전충청·대구경북·광주전남 등 전국 5대 광역권 GTX망 구축을 대통령 임기 내 확정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GTX 노선 하나만 건설하는데 수조원의 예산과 수년의 시간이 드는데, 지역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GTX 만능론'을 펼치는 것이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대선 후보들의 각종 선심성 공약 발표에도 재원 마련 방안은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다. 일부 후보들은 지출 구조 조정을 통해 사업 자금을 확보한다고 하지만,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예산 총지출 673조3000억원 중 365조원(54.2%)을 의무지출이 차지해 '증세' 없이 여윳 예산을 확보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류덕현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이 남긴 100조 청구서, 차기 정부의 해법은' 토론회에서 "감세 정책 철회 및 증세 로드맵 설계 등이 필요하다"며 "공약 이행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세수 확충을 할 것인지 설명하는 것이 후보들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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