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상승 압력...신용등급 강등·메가 법안 통과 등
증권가 "당분간 수익 기대 어려워…신중한 접근 필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공화당의 감세 법안 등이 맞물리면서 미 국채 금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 투자 수요는 유효하지만, 미 국채 펀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21일(현지시간) 미 장기국채 수익률이 급등(국채 가격 급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5.09%로 전장 대비 12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30년물 수익률은 장중 한 때 5.1% 선에 육박하며 지난 2023년 11월 초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채 펀드는 통상적으로 금리인하기에 적합한 투자처로 주목되는데,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투자자들은 2022년 중반부터 미국 채권 지분증권 순매수 규모를 가파르게 늘려왔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이달 19일까지 누적 순매수 금액은 약 2000억달러(277조)에 달한다.
앞서 16일 무디스는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의 신용 등급을 최고 등급(Aaa)에서 바로 아래 등급(A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조치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채 장기물에 대한 전략적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19일 트럼프 예산안 관련 재정 리스크,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되면서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장중 18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5%를 웃돌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19일(현지시간) 30년물 미국채 금리는 5.03%까지 오르며 고점을 확대시켰다. 하지만 이후 장중 하락 흐름을 지속하면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흐름을 보였다. 결국 4.91%을 기록하며 직전 거래일 대비 1bp 상승했다.
다만 미국채 금리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슈가 연달아 발생한 만큼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트럼프 감세안 연장·확대 등을 담은 메가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알려지면서 채권시장에 다시 한 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안 통과 시 미국의 부채가 급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올해 5월 기준 약 36조2200억달러(약 5경744조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그럼에도 장기물에 대한 상장지수펀드(ETF) 기반 수요는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단기 금리전망 보다 중장기 금리 레벨 수준과 포트폴리오 차원의 대응 수요로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 미국 장기채 ETF인 ACE미국30년국채액티브(H)와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의 순자산총액은 각각 2조1000억원, 1조2000억원 수준으로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ACE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이달 평균 거래대금은 약 224억3800만원으로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평균 금액(183억2800만원)을 상회한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실장은 "경기불안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미국 장기금리 고점 인식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며 "금리 하락 시 자본차익 기대감이 높은 장기채 투자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미 국채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 호조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지나면서 5월 미국 금리 상승이 가파르다"며 "이번 FOMC를 통해 시장의 인하 기대가 빠르게 조정되고 있기 때문에, 연속적인 지표 둔화가 확인되기 전까지 금리가 다시 하락 안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중장기적으로 연내 인하 시행, 심리지표 부진의 실물지표 연결 등이 나타나겠지만 그보다 먼저 확인될 것은 관세 부담에 따른 단기적인 물가 상승"이라며 "최근 미국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레벨 상 분할 매수가 가능한 메리트를 보유한 것은 맞지만, 당장 수익을 기대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도 "금리의 급격한 상승과 달리 시장금리 방향의 전환은 다양한 변수가 이어지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며 "특히 정책 불확실성, 부채한도 협상, 감세안 통과 등 정책 이벤트들의 '정책 합의 전개 과정'이 안정적으로 흘러가는지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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