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1개 ETF 상장폐지...대부분 중소형사 상품
-선택받지 못하면 퇴출…생존 해법은 차별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한 상품들은 빠르게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특히 중소형 자산운용사 상품에 집중되면서, 운용사 간 차별화 전략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ETF의 상장폐지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1개 ETF가 상장폐지 됐으며, 이는 지난해(5건)는 물론 2023년(0건), 2022년(2건)과 비교해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상장폐지된 ETF 대부분은 중소형 자산운용사에서 출시한 상품이다. 운용사별로는 KB자산운용이 5건으로 가장 많았고, NH-아문디자산운용(3건), 한화자산운용(2건), 신한자산운용(1건) 순이었다. 다음달 내로 키움투자자산운용의 ETF 5종도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유사한 테마의 ETF가 과도하게 출시되면서,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고 인지도가 부족한 상품들이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종류가 늘면서 투자자의 선택 폭은 넓어졌지만, 동시에 생존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가 용이하고 인지도가 높은 대형 자산운용사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상대적으로 유동성과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형사 상품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ETF도 적지 않다. 지난 12일 기준 순자산 50억원 미만 ETF는 72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한 지 1년이 지난 ETF의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으로 1개월 이상 유지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며, 이후 반기 말까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한다.
ETF 시장은 지난해 초 120조원에서 현재 190조원대로 빠르게 확대됐지만, 투자 수요가 부족한 상품도 상당수 존재하면서 '좀비 ETF' 정리 필요성도 함께 떠오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유동성 시달리는 ETF는 청산을 통해 투자자에게 자금을 환원하고, 투자자들의 수요가 충분히 형성될 수 있는 종목으로 다시 개발하는 것이 오히려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ETF 시장은 유사한 상품들이 넘쳐나는 과잉공급 구조지만, 결국은 투자자의 선택을 받는 ETF만이 생존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소형 운용사로서는 획일적인 테마보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색다른 콘셉트의 ETF로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ETF는 선점 효과가 중요한 시장인 만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