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식재료를 사야 하는데, 집 앞이 아닌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멀리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지방에 마트 하나 없어지는 것은 지역민들에게 큰 타격입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최근 임대점주들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한 마트 점포 폐지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자, 한 지역민이 건넨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마트 방문이, 누군가에게는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옆 동네에 땀을 흘리며 다녀와야 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 되었다.
마트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자산유동화를 이유로 하나둘씩 지방 점포를 폐점하며 살길을 도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랜드 리테일의 경우에도 지난 2020년부터 잇따라 점포를 폐점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대구 동아아울렛, 뉴코아아울렛 안산점, 모란점 등 주요 매장들이 문을 닫았고, 지난해에는 부산의 NC백화점 서면점이 문을 닫았다. 매출이 나오지 않는 점포를 정리하고 도심형 아울렛으로서 새로운 공간 혁신에 나선다는 전략에서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적은 탓에 지방을 거점으로 하는 오프라인 유통 매장에서는 매출이 나오기 쉽지 않다. 그렇게 유통기업들이 매장을 철수하고, 폐점하면서 유통 인프라는 다시 약해진다. 이같이 점포 수가 줄면서 지방상권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니 해당 지역에는 거주민들이 몰리지 않는 구조가 계속해서 형성되는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출이다. 대표적으로는 해묵은 마트 규제를 풀어야 한다. 월 2회 공휴일 의무 휴업, 영업시간 제한, 온라인 주문 배송 서비스 제한 등의 여건을 풀어 자유로이 영업을 이어갈 수 있는 매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규제는 풍선효과를 야기한다. 풍선효과는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다른 곳의 문제를 막기 위해 인위적인 규제를 가하면, 그 억눌린 문제점은 또 다른 곳에 문제로 튀어나오는 현상을 지칭한다.
지방 상권 타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어느 곳부터 손을 봐야 하는지,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전반적으로 되짚어 봐야 한다. 경기 침체로 지방 상권이 무너지고, 다시 인구가 모여들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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