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환경파괴로 인해 현재 푸드테크 산업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인 '지속가능한 단백질 공급'이라는 문제에 맞서고 있다. 세계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축산업은 자원의 과도한 소비, 온실가스 배출, 그리고 동물복지 문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적, 윤리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의 1/3이 가축 사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가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 세계 총 배출량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대체육 기술은 단순한 식품 혁신을 넘어 인류의 지속가능한 식량 체계 구축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대체육 시장은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기술적 진보와 더불어 소비자의 인식 변화도 함께 일어나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 생산의 핵심 기술인 압출성형공정은 지난 10년간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고수분 압출(High Moisture Extrusion) 기술은 식물성 단백질에 육류와 유사한 섬유상 조직감을 부여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익스트루더(extruder)라고 하는 압출성형기계는 식품산업에서 이미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퍼핑스낵이라고 하는 소위 뻥튀기 과자로부터 냉면, 당면 등 면을 뽑아 낼때도 압출성형기를 활용한다.
그렇다면 대체육을 만드는데 왜 이런 기계를 사용해야 할까에 대한 답은 바로 고기의 씹는 맛을 구현하기 위함이다. 고기는 수분 75%, 단백질, 20%, 지방 3%의 세 가지 기본물질로 구성되어 왔다. 주된 조직은 근세포 덩어리로 이로어져 있다. 근세포는 수축하거나 이완할 때 움직임을 일으키는 근섬유들이다.
이 근섬유들은 결합조직으로 둘러싸고 있다. 결합조직은 섬유들이 다발형태로 움직이는 뼈에 고정시키도록 하는 일종의 접착제다. 지방세포들은 근섬유들과 결합조직 사이에 집단적으로 분포해 있다. 지방세포들은 근섬유들의 에너지원인 지방을 저장하고 있다. 고기의 식감,색깔,맛은 대체로 근섬유,결합조직,지방조직의 상대적 비율과 배열에 따라 결정된다.
근섬유 1개의 크기는 직경이 0.1~0.01㎜정도로 아주 가늘지만 길이는 근육의 전체 길이만큼 긴 것도 있다. 근섬유는 다발을 이루고 있는데, 이 다발은 쉽게 눈으로도 볼 수 있다. 장조림이나 사태살과 같이 푹 삶은 고기는 손으로 쉽게 찢어서 분리할 수 있다. 조직이 치밀하고 탄탄한 고기의 기본적인 식감은 근섬유 덩어리에서 비롯한다. 가열하거나 익히면 더욱 치밀해지고 질겨진다.
섬유다발과 평행하게 잘라 보면 통나무집 벽의 통나무들처럼 일렬로 늘어선 단면을 볼 수 있다. 다발을 횡으로 자르면 근섬유들의 말단만 보인다. 다발은 횡으로보다 결대로 찢기가 쉬우며, 따라서 씹을 때도 결대로 씹기가 쉽다. 보통 고기를 썰 때 횡으로 자르는데 그것은 결을 따라 씹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다.
근섬유는 어린 동물일수록, 그리고 근육을 덜 사용했을수록 가늘다. 동물이 성장하고 활동하면서 근육이 강해지는 것은 그 수가 늘어나서가 아니라 개별섬유 안에 들어 있는 수축성 단백질인 원섬유의 수가 증가하여 근섬유가 두꺼워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근세포의 수는 똑같지만 세포 하나하나가 굵어지는 것이다.
세포안에 들어 있는 단백질 원섬유의 수가 늘어날수록 그것을 횡으로 찢기는 더 어려워진다. 늙고 활동을 많이 한 동물의 고기가 어린 동물의 고기보다 질긴 것은 이 때문이다.
결합조직은 근육을 포함해서 신체의 다른 모든 조직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근육은 가해지는 힘이 증가할수록 근육을 강화하는 결합조직이 많아지고 조직이 더 강해져야 한다. 따라서 동물이 성장하고 활동하면서 근섬유가 굵어지면 결합조직도 굵어지고 튼튼해진다.
대체육은 비건을 지향하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하여 일반적으로 식물성 소재를 사용하는데, 식물은 세포벽이 연약하고 앞에서 설명했듯이 세포구성 자체가 고기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섬유질을 제외하고는 씹는 식감이 약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고압에 의한 전단력과 응력을 동원한 압출방식으로 고기와 유사한 식감을 구현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체육 압출기술은 대개 세가지로 개발되어 있다. '다중텍스처링'기술은 기존 단일 압출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층의 식물성 단백질을 동시에 압출하여 근육, 지방, 결합조직의 복합적 구조를 모방하는 기술이다. '나노 구조화'기술은 단백질 분자 수준에서의 구조화를 통해 육류의 미세구조를 더욱 정교하게 모방하는 기술이다. '센서 통합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은 인공지능과 IoT 기술을 활용하여 압출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화함으로써 제품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초기에 식물성 대체육은 주로 대두 단백질과 밀 글루텐에 의존했으나 현재는 완두, 렌틸, 병아리콩 등 두류와 해조류 및 미세조류를 활용하기도 한다. 버섯은 대체육 소재로 두류와 함께 가장 유망한 식물성 소재로 버섯 균사체(Mycelium)를 활용한 단백질은 육류와 유사한 섬유상 구조를 자연적으로 형성하여 식감 개선에 효과가 크다.
미국의 임파서블푸드는 고기의 풍미를 구현하기 위해서 콩과에서 추출한 레그헤모글로빈이라는 식물기반의 헴(Heme)분자물질로 육류특유의 풍미와 색상을 구현하는 데 성공하고 특허까지 등록하였다. /연윤열 (사)인천푸드테크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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