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그룹 차원의 경영전략회의를 이틀 뒤 개최하는 가운데 최근 취임한 장용호 총괄사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전임 박상규 사장이 불과 1년여 만에 물러난 만큼 장 사장이 수익성 개선과 사업 재편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각 계열사의 리밸런싱 현황을 비롯해 그룹 전반의 중장기 전략 방향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 사장 취임 이후 첫 회의인 만큼 실적 개선과 자산 효율화를 포함한 SK이노베이션의 향후 경영 기조에도 관심이 쏠린다.
장 사장은 취임 후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들에게 "사업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생존에 필요한 절대 과제"라며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방안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전사적으로 힘을 결집하자"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체질을 개선해 위기 돌파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부진과 석유화학 업황 장기 침체의 영향으로 1분기 주요 사업 부문에서 실적 악화를 겪었다. 1분기 영업손실은 446억원으로 SK E&S와의 합병 효과에 힘입어 전분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1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재무 건전성도 악화됐다. 1분기 부채비율은 207%로 자기자본 대비 부채가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말 부채비율인 179%보다 상승한 수치다.
SK온 IPO도 장 사장이 안고 있는 주요 과제 중 하나다. SK온은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며 2026년 말까지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 업황이 악화되면서 IPO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IPO 시한은 2028년까지 연장할 수 있으나 그 기한을 넘길 경우 투자자들은 사전에 약속한 가격에 주식을 되팔 수 있는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회사가 부담해야 할 규모는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에 IB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보유 중인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사를 담보로 자금 마련을 추진 중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유동화 대상 자산의 가치는 최대 5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SK온 IPO가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대응으로 해석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고부채구조와 실적 부진으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보다 구조적인 조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아울러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정부의 국정 기조와 발맞춘 대응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배터리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기대가 커지면서 SK온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따른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 내 AI(인공지능)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 AI 프로그램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이 그룹 내 AI 관련 에너지 인프라를 지원할 수 있는 핵심 계열사로 주목받고 있기에 전략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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