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결손 1300억·K-ICS 2180% → 283%…1년 새 안전쿠션 10분의 1
운용자산 59%가 예치금, 투자손익 -14.7억…분기 순손실 137억 악화
'간편 보험' 돌풍을 노렸던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자본 잠식의 늪에 빠졌다. 설립 3년 만에 자본금의 3분의 2가 증발하고 운용자산 절반 이상을 예치금으로 묶어 두고도 투자손익이 적자를 기록해 '역마진'까지 기록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보의 올 1분기 자본은 6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6억원이 사라졌다. 납입자본금 2000억원의 66%가 증발하면서 누적 결손금은 1300억원을 넘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 2021년 최초 법인 설립 당시 1000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했다. 지난 2023년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을 지원받아 자본금이 2000억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누적 결손금이 늘어나면서 60% 넘게 자본잠식에 빠지게 됐다.
자본 건전성을 가늠하는 K-ICS(킥스) 지급여력비율도 지난해 1분기 2179.75 %에서 올해는 283.15 %로 1897%포인트(p) 급락했다. 아직 비율 권고 기준(130%)을 웃돌지만 분기당 100억원대 적자가 이어지면 추가 증자 없이는 1~2년 안에 위험 구간(200% 이하)에 진입할 수 있다.
운용자산을 보면 현금·예치금이 526억원으로 전체의 58.6 %를 차지했다. 위험 자산을 거의 들고 있지 않다 보니 이자·배당 등 투자수익은 약 5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자산관리·평가 등 투자비용은 20억원을 쓰며 투자손익은 1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돈을 벌 기회' 대신 '돈을 쓰는 비용'이 많아지면서 운용자산이익률은 -8.36 %까지 떨어졌다.
현재 현금·예치금 526억원은 분기 손실 137억원(당기순손실) 페이스가 이어질 경우 1년 남짓 버틸 여력에 그친다. 만약 2026년 초까지 흑자 전환이나 대주주 증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본 전액 잠식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
보험영업 부문도 희망적이지 않다. 보험수익은 1년 새 60억원에서 123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으나 보험서비스비용이 163억원에서 234억원으로 더 가파르게 뛰어 보험손익은 -122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광고·마케팅으로 신계약 고객은 늘렸지만 계약당 보험료 규모가 작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설립 초기 '빅테크 DNA로 보험 혁신'을 내세웠지만, 회계 장부는 '현금 버닝+역마진+자본잠식' 등 삼중고를 드러냈다. 투자를 늘려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거나 비용 구조를 확 줄여 손실 폭 자체를 낮추지 못하면 자본 확충 압박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출범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이 컸지만 자녀보험·해외여행보험 등 상품군을 넓히면서 1분기 보험수익이 전년 대비 106% 늘었다"며 "K-ICS 전환과 판매 급증으로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권고치를 웃돌고 손익분기점이 확보되면 가용자본이 늘어 건전성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