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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안상미의 와이 와인]<287>과거보다 현재,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는…워싱턴 와인

<287>美 워싱턴 와인①

 

안상미 기자.

리슬링에서 소비뇽 블랑, 샤도네이, 알바리뇨까지. 카베르네 소비뇽에서 메를로, 시라, 그르나슈까지. 보통 한 지역에 공존하지 못하는 품종들이 다 모였다. 그런데 어느 한 대륙, 또는 어느 한 와인 생산국에서 나오는 품종을 망라한 것이 아니다. 모두 미국 워싱턴에서 선보이는 와인이다.

 

사실 워싱턴은 나파밸리나 소노마를 품고 있는 캘리포니아와는 달리 과거사는 별로 내세울 것이 없지만 현재는 풍성하다. 1970년대만 해도 10개에 불과했던 와이너리 수는 현재 1000개를 넘어섰고, 품질면에서나 스타일에서나 최고의 와인 산지 가운데 하나로 올라섰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생산자들의 혁신이 더해지면서 현재보다도 미래가 더 기대되는 게 바로 워싱턴 와인이다.

 

마스터 오브 와인인 브리 스톡이 지난달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와인메이커스 오찬회에서 워싱턴의 와인산지와 아이콘 와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워싱턴 와인 생산자들이 한국을 찾았다. 마스터 오브 와인(MW)인 브리 스톡은 지난달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와인 메이커스 오찬회에서 "워싱턴에서 만날 것이라고 생각치 못했던 품종과 스타일의 와인들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며 "좋은 토양과 기후는 물론 많은 와인 생산자들이 혁신을 거듭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아직도 워싱턴 와인이라고 하면 의문의 눈길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북서부에 위치한 워싱턴 하면 떠오르는 도시가 시애틀이다. 비가 그렇게나 많이 오는 곳에서 좋은 와인이 나올리가 없다.

 

캐스케이드 산맥을 경계로 태평안 연안은 연간 강우량이 1500mm에 달하지만 와인 산지가 위치한 동부는 200mm에 불과하다. 소위 '비그늘 효과'로 포도재배에 관개를 허용할 정도로 강우량이 적다.

 

워싱턴 와인을 이해할 첫 번째 키워드는 숫자 46이다. 워싱턴 와인산지가 위치한 위도다. 나파밸리가 북위 38도니 햇빛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단 얘기다. 생장기에 일조 시간이 17시간까지 되며, 연중 일조일도 300일이 넘는다. 타닌이 완벽하게 익을 수 있다.

 

두번째 키워드는 불과 얼음이다. 화산 폭발은 없었지만 땅 속에서 엄청난 규모의 용암이 분출되면서 현무암 지반이 됐고, 빙하기 말기에는 거대한 홍수가 충적토를 워싱턴에 실어다놨다. 이런 지질적 격변이 수십회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독특하면서 상급 와인을 만들기 좋은 토양이 만들어졌다.

 

마지막은 극도의 일교차다. 캘리포니아와 달리 워싱턴 와인이 놀라운 산미와 골격을 지닐 수 있는 이유다.

 

브리 스톡은 "바람이 지속적으로 강하게 불면서 포도 송이와 알을 작게 만든다"며 "타닌은 고우면서 단단하고 산미를 잘 유지시켜 와인의 완성도를 높이며 장기숙성이 가능토록 한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포멈 셀라스 이딜리코 알바리뇨 2023, 그로스그레인 케니 힐 빈야드 그르나슈 2022, 롱 쉐도우 빈트너스 페데스탈 메를로 2019, 레꼴 넘버 41 퍼거슨 에스테이트 2021, 아베하 헤더 힐 카베르네 소비뇽 2021, 블레드소 패밀리 와이너리 카베르네 소비툥 2022. /와인21

첫 번째로 선보인 와인은 '포멈 셀라스 이딜리코 알바리뇨 2023'이다. 석회질 느낌의 미네랄이 산미와 만나면서 표현력이 극대화됐고, 포멜로같이 쌉쌀한 맛이 남는 것이 매력적인 와인이다. .

 

알바리뇨로 스페인의 화이트 품종이다. 스페인의 알바리뇨 주요 산지와 워싱턴은 공통점이 별로 없다.

 

브리 스톡은 "와이너리가 스페인의 스타일을 따라가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큰 일교차와 그에 따른 생동감을 잘 담을 수 있는 품종을 생각하다 보니 알바리뇨였다"며 "여름 즐기기 좋은 와인으로 골뱅이 무침이나 고추튀김과 잘 어울릴 것"이라고 추천했다.

 

이번에도 의외의 품종, 그르나슈다. '그로스그레인 케니 힐 빈야드 그르나슈 2022'는 올드바인 그르나슈로 만들어 잘익은 과실풍미에 생기가 느껴지는 산미가 인상적이다. 삼겹살 등 기름기있는 육류나 구운 버섯과 어울릴 와인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워싱턴에서 생산량으로나 품질면에서나 가장 중요한 품종이다. 건조하고 햇빛이 강하니 익는데 오래 걸리는 카베르네 소비뇽에는 천혜의 기후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많이 불어 포도알이 작고 농축돼 나파밸리의 진한 과실 풍미에 보르도의 구조감과 신선함이 모두 들어있다. 여기에 금상첨화, 한 가지가 더 있다. 화려한 과거가 없었던 덕분에 가격 접근성도 좋다.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으로는 '아베하 헤더 힐 카베르네 소비뇽 2021'과 '블레드소 패밀리 와이너리 카베르네 소비뇽 2022'이 선을 보였다.

 

아베하 헤더 힐은 왈라왈라 밸리에서도 남서부에 위치해 더 잘익은 과실 풍미가 특징이다. 산미도 살아있어 생동감이 있는 와인이다.

 

블레드소 패밀리 와이너리는 미식축구리그 출신인 드류 블레드소 선수가 은퇴 후 왈라왈라 밸리로 돌아와 운영하는 곳이다. 2022년은 워싱턴에서도 탁월했던 빈티지로 농축미와 산도가 모두 좋다.

 

워싱턴 와인협회 크리스티나 켈리 사무총장은 "워싱턴 와인의 매력은 모든 이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면서 품질도 좋다는 점"이라며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시장으로 앞으로도 워싱턴 와인의 특별함을 지속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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