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의 파장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찻잔 속 태풍이었다. 코스피는 소폭 하락했지만, '삼천피'(코스피 3000)는 지켰다. 중국, 홍콩,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는 등락이 엇갈렸다. 국제유가는 한때 4% 가까이 솟구치고, 원화값은 되살아난 달러 강세에 1384원대로 뒷걸음질 쳤다. 세계의 '화약고'인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이 전면전 우려에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7.37포인트(0.24%) 하락한 3014.4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784.79로 전날보다 0.85% 하락했다. 한국 이외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0.13% 떨어졌고, 대만 자취안 지수는 1.42% 내렸다.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오후 4시 10분 현재 상승 중이다.
원화값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30분 기준 달러 당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18.7원 떨어진(환율은 상승) 1384.3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중동전의 확전 가능성 때문이다.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란-이스라엘 교전에, 미국까지 이란 공격에 가세하면서 가뜩이나 심각했던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어느 방향으로 확산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2.3% 오른 배럴당 76.7달러(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 브렌트유는 3.9% 상승한 80.0달러(대륙간거래소 기준)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란은 국제사회 제재 등에 처할 때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위협용 카드를 꺼내곤 했다. 이번에도 이란 의회(마즐리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아직 봉쇄가 단행된 적은 없지만 현재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면서 어느 때보다 호르무즈 봉쇄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란이 중동 지역 내 미국 기지를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 봉쇄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선까지 단숨에 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동지역 불안이 장기화하면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와 위험회피 심리 영향에 다시 1400원을 웃돌 수 있고, 국내 주식시장 역시 6월 이후 상승 폭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차익실현 매물 증가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 주재로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증시상황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미국의 이란 군사개입에 대한 해외 시각과 국내 증시의 외국인·기관투자자 등 수급 상황을 긴급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도약은 시장안정이 그 출발점이자 기본"이라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향후 사태 진행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언제라도 급변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은 긴밀한 공조체계를 바탕으로 작은 변동성에도 경각심을 갖고 시장안정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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