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톨릭대학교 인문학연구소에서 지난 6월 17일 'M.에크하르트의 중세 고지 독일어 작품집 Ⅲ'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역서는 이부현 명예교수가 29년간 중세 고지 독일어를 연구하며 번역한 결과물로, 중세 고지 독일어 원문과 각주의 주요 부분을 번역하고 역주를 덧붙인 작품이다.
이번 번역서는 2023년부터 발간한 'M.에크하르트의 중세 고지 독일어 작품집 Ⅰ, Ⅱ, Ⅴ'에 이은 4번째 역서로, 작품집 Ⅳ만 남겨두고 번역 완결을 앞두고 있다. 모든 작품집 번역이 완성되면 국내 최초로 에크하르트의 고지 중세 독일어 전집 전체를 번역하게 된다.
에크하르트의 사상 핵심은 '신과의 신비적 합일'이다. 그는 인간이 형이상학적 사유로는 '있는 그대로의 신'을 만날 수 없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도 알 수 없다고 봤다.
이에 형이상학적 사유든 자신이나 세계에 대한 집착을 모두 손에서 내려놓고(Gelassenheit), 버리고 떠나 있어야(Abgeschiedenheit) 하며 그때 인간은 '영혼의 근저(Grund der Seele)'에 도달한다고 말한다.
에크하르트는 모든 것에서 텅 비어 있는 이성에 도달할 때,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신'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그 모습을 드러내며 그때 나는 신과 이미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설명한다. '있는 그대로'라는 말은 궁극적 현실이 우리의 사유가 구성한 존재일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존재 철학자 하이데거와도 선불교 사상과도 상당히 유사해 동서양의 사상적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M.에크하르트의 중세 고지 독일어 작품집 Ⅲ'에는 에크하르트의 독일어 작품을 구성하는 설교 117개 가운데 27개가 실려 있다. 그는 가르치는 스승일 뿐만 아니라 삶의 스승으로, 자신의 깨달음을 평신도, 특히 여성들에게 독일어로 설교했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독일 철학, 독일 문학, 독일 신학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에크하르트 사상의 심오함은 유럽에서는 이미 널리 인지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그의 작품을 바로 중세 고지 독일어를 통해 번역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에크하르트 연구의 초석을 마련해 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부현 교수는 "앞으로도 'M.에크하르트의 중세 고지 독일어 작품집' 번역 완결을 위한 연구와 인문학연구소 차원의 동서양 고전 번역 사업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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