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의 금강송 숲과 그 주변에서 이어져온 산지 농업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공식 등재됐다. 농업과 임업, 생태와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독창적 가치가 국제적 인증을 받은 것이다.
울진군(군수 손병복)이 추진해온 '울진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Ul-Jin Pinetree Agroforestry System)'이 지난 7월 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FAO 과학자문평가단(SAG) 심의를 통과하며 세계중요농업유산(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 GIAHS)으로 최종 등재됐다.
이 농업시스템은 금강소나무가 자생하는 원시림과 그를 둘러싼 마을에서 형성된 전통 산지 농업 구조다. 500년 넘게 이어온 금강소나무 숲을 보호하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은 송이버섯 채취, 약초 채집, 산나물 재배, 논농사, 자급자족 생활문화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해왔다. 이러한 복합적인 생태 기반 농업이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독창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FAO는 등재 사유로 ▲자연 발생하는 송이 채취와 약초 이용 ▲산양삼·산마늘 등 산림 기반 작물 재배 ▲계곡물을 이용한 봇도랑 방식 논농사 ▲화전민 생가터와 주막촌 등 전통적 생활유산의 보존 ▲보부상 문화 등 자급 기반 산촌 문화의 특별함을 들었다. 생물다양성과 문화적 풍부함이 공존하는 체계라는 점에서 세계유산으로서의 충분한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울진군은 2016년 해당 시스템이 국가중요농업유산 제7호로 지정된 이후 지속적으로 국제 등재를 준비해왔다. 2023년 5월 FAO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 뒤, 2024년부터 2025년 3월까지 총 다섯 차례의 보완 보고서를 제출하며 등재 절차를 밟았다. 특히 올해 5월에는 FAO 과학자문그룹 부위원장인 캐서린 터커 플로리다대 교수의 현장 실사가 이뤄지며, 등재가 확정됐다.
이번 등재로 울진군은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세계중요농업유산을 보유한 지자체가 됐다. 기존에는 제주밭담 농업(2014년), 청산도 구들장 논(2014년), 하동 전통차 농업(2017년), 금산 전통인삼 농업(2018년), 담양 대나무밭 농업시스템(2020년)이 등재된 바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 제도는 2002년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창설한 국제 프로그램으로, 생계유지와 생물다양성, 전통 지식, 문화체계, 경관 등 다섯 가지 요건을 갖춘 농·어업 유산을 다음 세대에 전승하기 위해 지정된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우리 군에 세계중요농업유산이 지정된 것은 울진 군민 모두의 자긍심이자 큰 자산"이라며 "울진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 세계농업유산 등재에 노력해 준 지역 주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학술대회 개최, 농촌관광 활성화, 지역 농산물 브랜드 제고 등을 통해 금강송 산지농업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주민 소득 향상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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