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지역을 확실하게 재창조하면, 제 암도 100% 나을 겁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암 투병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공식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10일 오전 경북도청 화백당에서 열린 '산불피해 재창조 본부회의'에서다. 암 진단 이후 1개월여 만에 공식 일정을 소화한 이 지사는 이전과 다름없는 에너지로 회의를 이끌었다.
이날 회의는 지난 3월 경북 북동부권을 휩쓴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들의 복구 방향을 점검하고, 단순 복구를 넘어 '재창조' 수준의 지역 재설계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지사는 "이번 산불 피해는 단순 원상복구로 끝날 수 없다"며 "도청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해 근본적인 개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덕군 노물리와 석리 일대에는 이미 투자 의향을 밝힌 민간기업이 있다"며 "이들과 연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민간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회의 중 자신의 건강 상태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암세포가 1개월 만에 60% 사라졌다"며 "몸이 아프다고 해서 도정을 멈출 수는 없다. 산불 피해 지역을 제대로 복구해 재창조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제 건강도 함께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의에서는 안동, 의성, 영덕, 영양, 청송 등 피해 지역 5개 시군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복구 방안이 논의됐다. 경북도는 각 지역 특색에 맞춘 개발과 함께, 단순한 주거 복구를 넘어 '컴팩트시티' 개념을 적용한 정주 공간 재설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지사는 "마을 단위로 접근하되, 단순히 집만 새로 짓는 게 아니라 사람과 커뮤니티가 살아나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사람이 떠난 마을은 다시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공동체가 복원되고, 젊은 세대가 돌아올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산불 피해지역 재창조를 위해 대통령실과 직접 협의하겠다"며 "관련 부처들과 긴밀히 협력해 법제도 개선과 예산 확보에 나서달라"고 실국장들에게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도청 내 '민간투자 활성화 현장 지원 TF'를 구성해 신속한 행정지원을 추진하고, 피해 시군의 공통과제 및 개별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경북도는 지난 6일까지 피해지역 내 2,458동의 임시 주택 설치를 완료했으며, 현재 남은 5동도 이날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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