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2만839건'…평균 피해액 '4100만원'
'신종 보이스피싱' 등장…젊은 세대·자영업자에서도 피해 ↑
누구나 피해자 될 수 있어…신종 수법 학습해 피해 예방해야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전화 통화와 문자 메시지에 국한됐던 기존 수법 대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지인 사칭, 친분이나 애정을 빙자해 금전을 요구하는 '로맨스 스캠' 등 수법도 다양해졌다. 젊은 세대에서도 신종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하는 만큼, 사전에 사기 유형을 숙지해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경찰청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만839건에 달한다. 2023년의 1만8902건과 비교해 10.2% 늘었다. 평균 피해액도 2370만원에서 4100만원으로 2배 가깝게 증가했다. 이어 올해 1분기(1~3월) 발생한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5878건으로, 작년 1분기보다 17%가량 늘어.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 '신종 보이스피싱' 극성
2023년까지 감소세였던 보이스피싱이 다시 급증하는 것은 다양한 기술과 수법을 활용한 '신종 보이스피싱'이 등장해서다. 신종 보이스피싱은 통화나 문자로 기관을 사칭하며 입금을 유도하는 고전적인 수법과 달리, 유명인이나 가족을 사칭하는 등 교묘한 수법으로 입금을 유도한다.
고령자는 '딥보이스(인공지능 음성 합성)'를 활용한 가족·지인 사칭 사기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의 일종인 '딥보이스'는 특정인의 목소리를 흉내낼 수 있어,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급전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으로 악성 앱을 통한 통화 탈취도 가능해져, 디지털 문해력이 낮은 고령자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가족이나 지인의 갑작스러운 급전 요구에 즉각 응하지 말고, 다른 가족이나 지인 등 제 3자를 통해 확인을 거쳐야 한다. 또한 악성 앱을 활용한 통화 탈취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해 확인 과정에는 반드시 다른 가족이나 이웃의 휴대전화를 빌려 사용해야 한다.
디지털문해력이 높은 20~50대에서는 '로맨스 스캠' 피해가 급증했다. 로맨스 스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접근한 후, 친분이나 애정을 빙자해 금전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유형이다. 피해자에게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초반에는 금전을 요구하지 않아 사기를 뒤늦게 인지하는 경우가 잦다.
로맨스 스캠은 통상 외국인을 자칭하며 피해자에게 접근한다. 이후 잦은 연락으로 친분을 쌓은 후 투자 정보나 데이트 비용 등을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고, 이후 세금이나 환전 수수료 등을 이유로 반복해서 금전을 요구한다. 낯선 외국인이 SNS나 메신저로 먼저 연락하는 경우, 반드시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소상공인도 신종 보이스피싱의 표적이 됐다. 유명인이나 공공기관 등을 빙자해 예약이나 발주를 진행한 뒤, 고가 상품의 대리구매를 요구하는 '노쇼 사기'다. 식당·주점 등에 대규모 예약을 진행하고, 추후에 함께 결제하겠다며 수십~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 주류나 선물세트 등을 결제하도록 하는 유형이 가장 흔하다.
식당 뿐만 아니라 대학교, 병원, 공공기관을 사칭하며 인테리어·전자제품 판매업체 등에 대규모 사업을 제안한 뒤, 리베이트, 검수비 등을 명목으로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위조된 계약서나 공문서를 제시하는 경우도 많아, 주문을 받을 경우 반드시 해당 단체나 기관에 재차 확인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주식·코인 리딩방 피해자에게 보상을 빌미로 접근하는 '보상 사기', 다수의 피싱범이 여러 공공기관을 사칭하며 입금을 유도하는 '다자 사기' 등 보이스피싱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 '학습'하면 피해 예방할 수 있어
보이스피싱 수법이 갈수록 다양해져 금융감독원은 '보이스피싱지킴이'를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와 예방 모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피해 사례 공개 시에는 실제 적발된 보이스피싱 발생 시의 통화 내용도 함께 공개해 보이스피싱 수법을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대화형 AI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시뮬레이션도 등장했다. AI기업 씽크풀이 산자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하마터면'은 음성, 문자, 영상 등 요소를 활용해 피해자의 시점에서 신종 보이스피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변동성 시나리오를 제공해 반복 학습 시에도 보이스피싱 대처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개발에는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상명대학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 연구 기관이 다수 참여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고도화하면서 나이·학력·재산 유무와 관계 없이 누구나 보이스피싱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면서 "나에게도 보이스피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갈수록 다양해지는 사기 수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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