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학위논문 활용하고도 제1저자 등재
연구윤리 위반 정황 다수 지적
IRB 미표기·중복게재까지…“교육 수장 자격 없어, 대통령 결단 촉구”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다수 논문에서 표절 의혹을 받으며 연구윤리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범학계 국민검증단이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을 검증했던 '범학계 국민검증단'은 14일 "이진숙 후보자의 논문 21편을 전수 조사한 결과, 18편의 표절률이 20%를 넘어 학계 기준상 연구부정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라며 "표절률이 50%를 넘은 논문도 있으며, 학위논문을 표절한 논문에서 제자를 저자가 아닌 실험대상처럼 취급한 사례도 다수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증단이 대표적 사례로 든 논문은 2009년 학술지에 발표된 '공동주택 야간경관조명 사례조사를 통한 조명디자인 감성평가'다. 이 논문은 실제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했지만, 제자 이름은 빠지고 이 후보자만이 제1저자로 등재됐다. 표절률은 52%에 달했다. 이 밖에도 제자 논문을 활용하고도 교신저자로만 기재하거나, 심지어 본인 논문 게재 시점이 제자의 학위논문보다 앞선 경우도 4건에 달했다고 검증단은 설명했다.
검증단은 이 후보자가 제1저자로 참여하고, 서로 다른 학술지에 중복 게재한 2건의 논문도 분석했다. '피로감 평가 연구'와 '불쾌글레어 평가 연구'라는 제목으로 실린 두 논문은 실험 환경, 피험자 구성, 분석 방식, 결론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유사했으며, 표절률은 최대 40%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윤리 위반도 문제로 지적됐다. 검증단은 "교수와 학생이라는 위계관계 안에서 학생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고도 IRB(기관생명윤리위원회) 승인 여부를 명시하지 않은 논문이 5건에 이른다"라며 "이런 경우 자율적 동의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논문 일부는 조명 환경에서의 피로감이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실험이었지만, 사전 동의 절차나 윤리적 안전장치가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증단은 이진숙 후보자의 해명에도 강하게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참고자료를 통해 "제자의 논문을 바탕으로 했지만, 논문 작성의 실질적 기여자는 본인"이라며 제1저자 표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검증단은 "논문의 실질적 저자가 지도교수라면 학생이 학위를 받는 의미는 사라진다"라며 "교신저자로 기재하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윤리이며, 이를 무시한 주장은 교육자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증단은 "논문 표절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학계 전체의 신뢰와 직결된 사안"이라며 "교육부 수장이 논문 윤리 논란에 휘말린다면, 이는 대학과 연구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발표에 참여한 범학계 국민검증단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한국교수협회 ▲전국사학민주화교수노동조합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 ▲대학정책연구소 ▲경남민주교수연대 ▲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 등 총 11개 교수·학술단체로 구성됐다. 이들은 2022년 김건희 여사의 논문 검증을 주도한 단체로도 알려져 있다.
검증단은 끝으로 "이재명 대통령 역시 국민 앞에 교육 윤리와 책임성을 분명히 해, 단호한 결단을 내리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