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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책] 광장의 문화정치

정원옥 외 14인 지음/동연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와 쿠데타 시도는 시민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다. 탄핵광장은 대통령 퇴진 운동 공간을 넘어 여성, 청소년, 장애인, 이주자 등 다양한 시민 주체들의 문화적 실천이 분출된 곳이었다. 이전의 집회와 달리 정체성을 드러내고 연대를 표현하는 발언,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시위 등 새로운 저항 문화가 탄생했다.

 

특히 눈에 띄는 흐름 중 하나는 이러한 실천을 직접 수집하고 기록하려는 움직임이었다. '문화/과학·문화사회연구소·문화연대'는 광장의 열망과 실천을 보존해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책은 그 결과를 모은 기록물로, 탄핵정국 속 시민들의 외침이 담겼다.

 

공동연구팀은 먼저 '시민 발언'에 주목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커밍아웃하는 자기소개로 시작해 개인의 경험과 사회적 이슈를 연결하며 평등과 연대를 제안하는 독창적 서사를 펼쳤다. 형식과 내용, 모든 면에서 기록의 가치가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연구팀은 광장을 조직하고 운영한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는 데도 집중했다. 시민과 광장을 잇는 매개자이자 사회운동의 주체인 활동가들은 오늘의 광장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이번 탄핵광장에서 처음 등장했거나 주목할 만한 문화적 현상과 실천을 채집했다. '탄핵위키'가 바로 그것.

 

책에는 공동연구 성과 외에도 문화 연구자와 활동가들의 글 8편이 함께 실렸다. 이 중 6편은 탄핵광장의 문화 정치를 분석한 논문이고, 나머지 2편은 극우 대중의 부상을 다룬 글이다.

 

윤석열은 비상계엄 시도와 쿠데타 모의로 역사의 시계를 되돌리려 했다. 시민들은 이에 맞서 평화롭고 끈질긴 저항 운동으로 민주주의의 역사를 다시 썼다. 2024~2025년의 탄핵광장은 평등, 안전, 돌봄, 존중과 연대를 바탕으로 성숙한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준 현장이었다.

 

탄핵광장은 물리적으로 닫혔지만, 그 속에서 피어난 문화적 실천과 연대의 정치는 이후 세계를 상상하고 열어가는 출발점이 됐다. 광장의 기억을 통해 연대와 문화적 실천의 힘을 일깨워주는 책. 480쪽. 2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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