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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 칼럼]죄의 흔적은 지워도 죗값은 치른다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저자 신세철.

오래전 어느 전직 고관이 "임금이 바뀌면 옥문을 활짝 연다"고 말해 법질서를 그대로 지켜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절대 왕조시대에 군주가 어질면 죄와 벌을 엄격하게 처리해 백성들을 안심시켰다. 반대로 임금이 어리석으면 죄 없는 자를 가두는 대신에 죄진 자를 풀어줘 나라의 기강이 흔들렸다. 옛날 절대권력이라도 크고 작은 권한을 남용하게 되면 신상필벌 원칙이 무뎌지는 사회가 되어 질서가 흐트러지고 민심은 어수선해진다. 역사의 경험은 민심을 외면하고 어물어물하다 보면 어떠한 권력도 어영부영해지기 마련이다.

 

생각건대, 입시 문제는 오랫동안 그리고 현재까지도 대부분 한국인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가늠하게 만드는 뿌리치기 어려운 응어리다. 부자와 빈자를 막론하고 한국인을 몸살 나게 만드는 부동산 문제도 입시 문제가 하나의 원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청소년들이 셀럽의 길을 가느냐 아니냐도 입시에 달려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를 살아왔다. 일제의 정신대 만행은 중세의 마녀사냥, 아우슈비츠 학살과 함께 세계사에서 가장 잔혹한 3대 범죄라고 판단된다. 사춘기에 접어든 어린 소녀들을 강제로 끌어다가 인간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강요한 정신대 사건은 영원히 씻지 못할 민족의 수치다.

 

일각에서, 입시 비리와 정신대 할머니들을 또다시 슬프게 했던 혐의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을 주장하여 사람들을 무엇이 무엇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다. 온 가족이 오랫동안 입시전쟁에 시달리고 있음을 생각할 때, 입시부정은 사실상 전 국민을 우울감에 빠지게 만드는 망동이 아닐까? 정신대 할머니 후원금 약 8천만원 횡령 혐의는 정신대에 끌려갔다가 절망의 늪에서 죽지 못하고 돌아오신 할머니들뿐만 아니라 의식 있는 사람 모두의 가슴을 미어지게 한 슬픈 광경이었다.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절망에 빠진 자를 유혹하지 말라"고 강조하였다.

 

'생각을 잃어버린 사회'에서 편 가르기 분위기가 거세다 보니 유력인사(?)들이 헛소리를 외치면 일반 시민들은 옳고 그름이 헷갈리며 선과 악, 참과 거짓을 헷갈린다. 특정인을 위한 특별사면이 오랫동안 반복해서 벌어졌는데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한국인의 가치관이 어떻게 찌그러질지 두렵기도 하다. 하여간 중세 암흑시대 면벌부(免罰符)나 특별사면으로 죄의 흔적을 지워 버려도, 죄진 자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죗값은 이다음 저세상에 가서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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