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디지털 모금'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에 시작된 온라인 기부 플랫폼 '네이버 해피빈(이하 해피빈)'이 생활 속 나눔 채널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소액 기부를 습관화한 '나노기부' 문화, 콘텐츠와 결합한 세계 유일무이의 기부 시스템, 기업과 함께하는 '더블기부', 투명성 강화 원칙 등은 해피빈이 걸어온 발자취이자 미래 전략 기반이다.
◆생활 인프라가 된 기부 플랫폼
2005년 7월 기부형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출발한 해피빈은 올해 5월31일 기준 누적 후원금 약 3000억원, 기부자 1200만여명, 기부 횟수 6000만회 이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국내 온라인 기부 문화 역사를 새로 썼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생활 깊숙이 들어오면서 기부가 더 이상 특별한 행위가 아닌, 일상 속 참여 문화로 정착한 것이다.
해피빈은 초창기부터 온라인 환경의 특성을 살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부 인프라 구축에 집중했다. 2009년 5월 해피빈 재단을 설립해 기부 활동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고, 2015년 6월에는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을 도입해 지원 방식을 다양화했다. 지난 2017년 7월에는 펀딩 이후 새로운 판로 개척을 원하는 소셜벤처를 돕는 '공감가게' 서비스를 선보이며, 공익적 상품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연결해 사회적 기업의 자생력을 높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어 2019년 3월에는 지역 기반 체험과 우리 동네 착한가게를 소개하는 '가볼까'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여행이나 봉사 활동을 예약하면서 자연스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었고, 지역 단체들은 해피빈 플랫폼에서 새로운 후원자를 만났다. 또 지난해 2월에는 임직원들의 기부를 독려하기 위해 사옥에 '기부 키오스크'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처럼 해피빈은 출범 20년 동안 기부 방식을 다각화하며 사회 곳곳으로 접점을 넓혀왔다.
◆'나노기부'와 UGC 연계…전에 없던 기부 문화
해피빈을 대표하는 문화는 소액을 자주 나누는 '나노기부'다. 최근 3년 기준 해피빈의 1인당 평균 기부액은 약 4300원, 평균 기부 횟수는 5.17회에 이른다. 해피빈은 이를 단순한 '소액 후원'이 아니라 일상 속 습관화된 나눔으로 해석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블로그·카페·지식인 등 UGC(이용자 생성 콘텐츠) 플랫폼과 연계한 '콩 기부' 모델이다. 예컨대,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에 물건 판매 글을 올리면 우측 상단에 작은 팝업창이 뜨고, '클릭하고 기부콩 1개 받기' 링크를 누르면 기부처 목록으로 연결된다.
이용자가 글을 쓰거나 지식 공유 활동을 하며 모은 콩을 기부로 전환하는 구조를 통해 네이버에는 양질의 콘텐츠가 축적되고, 사용자는 콘텐츠 생산이 기부로 이어지는 경험을 누리게 된다. 해피빈은 이 구조를 '상호 성장 모델'로 정의한다. 콘텐츠 창작자와 기부자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선순환을 만드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해피빈은 이 모델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네이버 안팎의 다양한 창작자와 협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창작자와 커뮤니티 중심으로 기부를 연계하는 새로운 포인트를 발굴해 네이버 생태계와 결합된 사회 공헌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해피빈은 긴급 재난 상황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지난 6년간 긴급 재해·재난 기부금은 누적 418억원에 달한다. 각종 재난이 발생하면 네이버 검색 화면에 기부 창을 띄워 수십만 명이 즉각 참여하는 기부 문화를 만들었다.
스포츠·문화와의 결합도 주목받고 있다. 두산베어스와 진행 중인 '기부럽' 캠페인이 그 중 하나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이 캠페인은 구단·선수·팬이 함께하는 사회 공헌 프로젝트로, 네티즌을 기부 행렬에 동참시키며 공익 활동 성과를 끌어올렸다. 해피빈은 스포츠 구단이나 문화 콘텐츠와 협력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새로운 기부 모델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다음 20년 전략은? AI·로컬·투명성
해피빈은 앞으로 20년의 서비스 전략을 기술 혁신과 투명성 강화에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모바일·간편결제 적용 후 기부금이 급증했던 경험을 토대로 AI·커머스·로컬 연계를 확대해 기부 경험을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플레이스와 연계한 '가볼까'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사용자는 로컬 단체가 기획한 체험 활동이나 봉사, 여행 캠페인을 해피빈에서 확인하고, 네이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이는 기부 활동을 참여형 사회 공헌 모델로 확장한 것이다. 해피빈은 현재 새로운 로컬 기반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투명성은 해피빈이 가장 중시하는 가치다. 모금이 종료되면 기부자들이 직접 해피빈 페이지에서 총 모금액과 집행 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
해피빈 관계자는 "모금 단체가 가입을 요청하면 온라인 모금이 가능한 곳인지 확인하는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가입을 승인한다"면서 "투명성이 장기적인 운영 기반이 되며 반복 기부로 이어지는 주요 요인인 만큼, 앞으로도 투명성을 강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기업 매칭형 프로그램 '더블기부'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17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사용자의 기부액만큼 기업이 동일 금액을 더하는 방식으로, 최근 100회를 돌파했다. 지금까지 1000개 사연에 약 70억원이 전달됐고, 유한킴벌리·동서식품 등 소비재 기업이 5년 넘게 꾸준히 참여했다. 더블기부를 통해 '사용자와 기업이 함께 만드는 일상 속 기부 효능감'을 높였다고 해피빈은 설명했다.
해피빈 관계자는 "기술·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로부터 출발한 공익 재단인 만큼, 기술의 진화에 발맞춰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라며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위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은 움직임들이 지속적으로 연결되고 다양한 참여가 확산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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