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칠레 몬테스 알파 엠
직접 와인메이커가 되어보는 시간이다. 칠레 현지에서 '몬테스 알파 엠' 2023빈티지에 쓰인 컴포넌트가 각 품종별로 원액이 공수됐다. 개별로도 이렇게 맛이 좋은데 황금비율로 섞어놓으면 얼마나 대단할까.
공개된 비율을 그대로 따라한다. 주품종인 카버네 소비뇽 80%에 카버네 프랑 10%, 멀롯 5%, 쁘띠 베르도 5%를 잘 섞었다. 그런데 원래 알던 맛이 아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아이돌로 치면 보컬과 댄스, 랩 등 각각의 역할을 맡은 연습생들이 이제 모인 셈이다. 아직 서로가 서로에게 녹아들지 못했단 얘기다.
오랜 기간 함께하면서 따로 합을 맞출 필요도 없이 전 세계 무대를 휘어잡는 숙련된 아이돌처럼 와인 역시 어느 시점이 지나면 각각의 단절은 사라지고 아름다운 하나의 덩어리가 된다. 올드 빈티지의 매력이 피어나는 순간이다.
칠레 와이너리 몬테스의 수석 와인메이커 가브리엘라 네그레테(Gabriela Negrete)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몬테스 알파 엠 2010 빈티지는 타닌은 부드럽고 우아해 시음 적기에 들어섰지만 추가 숙성도 기대할 수 있다"며 "몬테스 알파 엠은 바로 마셔도 좋지만 숙성을 통한 놀라운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마법과 같은 와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와이너리에서 몬테스 알파와 아이콘 라인을 담당하고 있다.
와인은 몰라도 몬테스 알파는 안다는 '국민와인' 몬테스 알파가 세계 시장에 칠레 와인의 가능성을 알렸다면 '몬테스 알파 엠'은 처음부터 보르도 그랑크뤼와 같은 세계 정상급 와인을 목표로 했다. 엠(M)은 아우렐리오 몬테스 회장과 함께 몬테스를 공동으로 창업한 더글라스 머레이로부터 나왔다. 와이너리 이름은 발음도, 기억하기도 쉬운 양조가 몬테스에 양보했지만 아이콘 와인에는 자신의 이니셜을 새겼다.
이제 시간을 거슬러 가면서 올드 빈티지의 마법을 경험할 차례다. 몬테스 알파 엠의 경우 매년 품종의 블렌딩 비율이나 오크통 숙성 기간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해마다 조금씩 다른 기후와 함께 병숙성에 따른 차이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단 얘기다.
먼저 2020년 빈티지다. 겨울 강우량이 적어 건조했고, 여름과 가을에는 무더위가 찾아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제대로 보여준 해다. 몇 년간의 병숙성으로 조화를 이뤘지만 품종 각각의 특성도 살아있었다.
네그레테 수석 와인메이커는 "카버네 소비뇽 특유의 젊은 사자의 '으르렁' 같은 강한 타닌과 함께 복합미가 잘 드러난다"며 "4가지 품종이 각각 어떤 역할을 어떻게 하는지가 보이는 와인"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엔 강우량은 평년과 비슷했지만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느끼기 시작했던 해다. 이전과 비교하면 힘있고, 향신료향도 뚜렷해졌지만 10년 간의 병숙성을 거치면서 우아함이 더해졌다. 잘 익은 붉은 과실과 부드러운 타닌으로 전체적으로 풍미가 잘 녹아들었지만 여전히 견고해 정점을 향해 가고 있었다.
2010년은 지극히 평범한 기후였다. 평균 강우량에 그리 덥지 않았다. 15년이나 지났지만 와인의 색에서만 벽돌계열로 그간의 시간을 가늠할 수 있을 뿐 여전히 생기있는 과실향과 함께 우아하고 부드러운 여운이 길게 이어졌다.
몬테스 알파 엠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몬테스 알파로도 충분히 올드 빈티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몬테스 알파 카버네 소비뇽 2010 빈티지의 경우 과실미와 함께 복합미가 인상적이었다. 몬테스의 국내 누적 판매 1700만병 돌파를 기념에 시중에 '몬테스 알파 카버네 소비뇽'과 '몬테스 알파 시라'의 올드 빈티지가 풀렸다. 모두 몬테스 와이너리가 직접 보관해온 것으로 1999년부터 2015년 사이 생산된 빈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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