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SNS형 UI·UX 변화를 예고하면서 업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도입한 숏폼 콘텐츠 기능 '펑'이 1020세대 일부만 관심을 보이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대대적인 개편이 오히려 이용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메트로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9월 카카오톡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초기 화면을 전면 개편하고,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처럼 이미지 중심 나열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2010년 서비스 시작 이후 유지해온 주소록 기반의 가나다순 배열 체계를 14년 만에 바꾸는 것이다. 메트로경제신문>
카카오는 "피드형 전환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향후에도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여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변화는 카카오톡 이용 시간이 꾸준히 줄고 있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2021년 5월 822.68분에서 지난해 5월 731.85분으로 감소했다. 카카오톡 내 광고와 '톡비즈(광고 메시지 전송)'가 플랫폼 매출의 핵심인 만큼, 체류시간 감소는 곧 매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카카오는 다음 달 연례 개발자 행사 '이프 카카오(iF KAKAO)'에서 구체적인 개편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역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 개편을 통해 트래픽 성장이 자연스럽게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며 "하반기에는 카카오톡과 연결된 다양한 AI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전 국민 AI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는 점이다. 광고 매출 확대를 위해 체류시간 증대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카카오톡 본질인 '채팅 서비스'가 SNS화로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해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유사한 숏폼 서비스 '펑'을 도입했으나, 체류시간 확대 효과는 미미했다. 주요 이용자는 20대 이하에 국한됐고, 카카오톡의 주력 사용자층인 30대 이상에게는 외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티브로 삼은 인스타그램의 체류시간 증가도 피드를 통한 게 아니란 점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숏폼 콘텐츠 서비스인 '릴스'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인 2020년 1인당 일평균 약 15분에 불과했으나, 올 상반기 50.58분으로 크게 늘었다. 결과적으로 인스타그램의 SNS 또는 커뮤니티로써의 정체성이 체류시간 증대에는 결정적 역할을 하진 못했다는 평가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이미 국민 메신저라는 확고한 지위를 가진 만큼 이용자 충성도가 높은 서비스"라면서도 "다만 핵심 기능인 채팅 경험이 훼손되면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단순히 '인스타그램 따라하기'가 아니라, 카카오톡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반응도 엇갈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굳이 불편하게 바꿀 필요가 있나", "친구 찾는 게 더 번거로워질 것 같다"는 부정적 의견이 다수다.
전문가들은 카카오의 시도가 성과를 내려면 단순한 모방을 넘어선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UX 전문가는 "메신저는 기본적으로 빠른 접근성과 단순한 구조가 강점인데, 이를 해치면 충성 이용자층 이탈을 부를 수 있다"며 "체류시간을 늘리려면 SNS 흉내보다 메신저 본질을 강화하면서도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접근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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