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IPTV 품질 개선을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본격 도입한다. 고장이나 이상을 고객보다 먼저 감지하고 해결하는 'AI 기반 고객 불편 예측 및 선제 조치 시스템'을 적용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서울 중구 LG서울역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AI 품질 관리 시스템을 공식 소개했다. 회사에 따르면 IPTV 셋톱박스 한 대에서만 하루 평균 4만 건의 로그 데이터가 발생하고, 이를 90만 대 규모로 합산하면 하루 1조 건 이상이 쏟아진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7만 시간이 필요한 분석 작업을 AI는 단 6시간 만에 끝낸다.
강봉수 LG유플러스 품질혁신센터장(상무)은 "고객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품질의 서비스를 위해 AI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향후 IPTV를 넘어 서비스 전 영역으로 확대해 고객 불만 제로화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스템은 IPTV와 공유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이상 여부를 판단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선제적으로 조치한다. 예컨대 실시간 방송 화질 저하가 감지되면 고객이 불편을 신고하기 전에 AI가 자동으로 재부팅·재연결 등 원격 조치를 시행한다. 조치는 셋톱박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만 이뤄져 시청 중단을 최소화한다.
LG유플러스는 시범 운영 결과, 고객 불만 접수 건수가 약 10% 줄었고 AI의 불만 예측 정확도는 약 3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문제 해결 속도도 크게 개선됐다. 기존에는 접수 후 원인을 분석해 최대 3일이 걸렸지만, AI 도입으로 즉시 해결이 가능해졌다.
이 시스템은 ▲데이터 수집 ▲AI 학습 ▲이상 탐지 및 조치 등 3단계로 운영된다. IPTV 시청 데이터부터 공유기·네트워크 연결 상태 등 700여 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중 270여 종을 선별해 AI가 학습 가능한 형태로 가공한다. 이후 딥러닝 기반 '시계열 데이터 처리 기술(Transformer)'을 최적화해 이상 여부 탐지 정확도를 높였다.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 AI는 단말기 상태와 접속 환경을 점검하고 가장 적합한 원격 조치를 선택해 문제를 해결한다. LG유플러스는 "불편이 불만으로 이어지기 전에 잡아내는 것"이라며 "월드컵 4강 승부차기 때 화면이 끊기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과도한 데이터 수집' 논란에 대해 LG유플러스는 고객 식별이 불가능한 비식별 데이터만 활용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진만 고객경험품질혁신담당은 "700종의 데이터가 있다고 설명했는데, 실제 운용 데이터는 회사가 여러 가지 패턴을 묶어서 잔처리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과도한 데이터 수집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마지막에 조치할 때만 단말기만 구분할 뿐 고객 정보를 상시 감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조현철 데이터사이언스랩장은 "AI 품질 관리 시스템은 생성형 AI가 아닌 분류·예측 모델로, 성능 수치가 관리되고 내부 검증 절차를 거쳐 잘못된 결과가 전달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UHD4 셋톱박스를 사용하는 90만 명에게 우선 적용 중이며, 내년까지 400만 전체 IPTV 고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어 AI 고도화를 통해 IPTV뿐 아니라 공유기(AP) 등 홈 네트워크 단말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 2027년부터는 '완전 자율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IPTV 매출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이번 투자를 단행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통신사업자의 기본은 품질"이라며 품질·보안·안전을 3대 핵심 가치로 꼽은 바 있다.
강봉수 센터장은 "ROI(투자수익률)만 따졌다면 시작하지 못했을 프로젝트"라며 "품질 혁신이 고객 경험 개선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충성 고객 확대라는 선순환을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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