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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주말은 책과 함께] 관조하는 삶

한병철 지음/전대호 옮김/김영사

 

신조어는 사회를 반영한다. 요즘 사람들이 밈(인터넷 유행어)으로 쓰는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란 말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삶의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현대인의 웃기고도 슬픈 모습을 세 단어로 압축한 현실을 나타낸다. 무위를 예찬하는 철학자 한병철은 저서 '관조하는 삶'에서 "자극과 반응, 욕구와 충족, 문제와 해답, 목표와 행위 패턴에 지배될 경우 삶은 생존으로, 발가벗은 동물적 삶으로 쪼그라든다"고 지적한다.

 

쉼이 없으면 야만이 발생한다. 침묵은 말을 심화한다. 고요가 사라진 자리에 음악은 자취를 감추고 단지 소음과 잡음만이 나뒹군다. 삶은 무위에서 찬란함을 획득한다. 우리에게 능력으로서의 무위가 없으면 인간은 그저 작동하기만 해야 하는 기계와 다를 바 없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책에 따르면, 생존을 위한 염려가 끝나는 순간에 참된 삶이 시작된다. 고로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의 목적은 무위다. 무위하는 삶은 왜 중요한가. 참된 행복이 목적 없고 효용 없는 것에, 고의로 장황한 것에, 비생산적인 것, 에둘러 가는 것, 궤도를 벗어나는 것, 남아도는 것, 아무것에도 유용하지 않고 아무것에도 종사하지 않는 아름다운 형식들과 몸짓들에 있기 때문이다.

 

무위의 핵심 본질은 우리가 활동하긴 하지만 무언가를 위해 활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무언가를 위하지 않음, 목적과 효용으로부터의 자유가 행복의 기본 공식이다. 저자는 관조적 무위가 생각하는 사람을 경비원이나 감시자로부터 구별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경비원이나 감시자는 항상 구체적인 목표를 추구한다. 반면, 생각하는 사람은 의도가 없다. 눈앞에 둔 목표도 없다.

 

저자는 "무위할 때 비로소 인간은 발 디딘 바닥을,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공간을 지각한다"면서 "삶이 삶 자신을 발견하고 응시하며 깊은 내재성에 도달할 때, 무위가 우리를 삶의 비밀에 입문시킨다"고 말한다. 168쪽.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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