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30분간 장동혁 비공개 회담 … 정청래와도 먼저 단독 회동
이 대통령-여야 대표, 민생경제협의체 구성하기로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양당 대표를 만났다. '강 대 강' 대치로 악수조차 하지 않겠다던 정청래·장동혁 대표는 이 대통령의 손에 이끌려 함께 손을 맞잡았다. 이 대통령과 양당 대표는 민생경제협의체(가칭)를 구성해 여야 공통 공약을 실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 정청래·장동혁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후 12시부터 80분간 오찬회동을 갖고 국정 전반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장동혁 대표는 이후 이 대통령과 오후 1시20분부터 30분간 단독으로 회동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회동 직전 정청래 대표와도 30분간 단독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혁 대표는 "오늘 제가 정 대표와 악수하려고 당대표 되자마자 마늘하고 쑥을 먹기 시작했는데 미처 100일이 안 됐는데, 오늘 이렇게 악수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정청래 대표가 '악수는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다.
이어 장 대표는 "대통령께서 정치를 복원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 주신다면 야당도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민생을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협조할 부분은 적극 협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3대 특검(김건희·내란·순직 해병대원) 연장 법안이나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 등에 대해 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정청래 대표는 "대통령께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말씀을 하셨는데 오늘은 하모니메이커(harmony maker)가 된 것 같다"며 "장 대표께 뒤늦게나마 당선된 것을 축하드리고, 말씀한 소통의 창구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대통령 주선으로 여야가 만났으니 향후 건설적인 여야의 대화가 복원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프랑스 공화국이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았듯이 대한민국도 적어도 내란과 외환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다스려야 한다"며 "오늘 여야가 만난 만큼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들은 국민들께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내란 종식에 서로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양당 대표 뒤에 발언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지난달 있었던 한일·한미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정치 상황에 대해 "국민이 보기에 여야가 너무 과하게 부딪히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지 특정 이익을 위해서 하는지 걱정하는 상황이 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며 "저는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의 의견도 들어야 하고 야당은 결국 국민의 상당한 일부를 대표하기 때문에 그분들을 위해 정치해야 하는 게 맞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노력했지만 야당을 통해 들리는 국민의 목소리도 최대한 많이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장동혁 대표가 이 대통령 면전에서 무리한 요구를 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특검 수사나 기업 정책, 부동산 정책, 소통 등에 대한 언급만 했다. 이 때문에 회동 역시 무난하게 끝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국정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민생경제협의체(가칭)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동 직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형식만 갖춘 보여주기식 협의체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테마가 있는 협의체가 돼야한다는데 뜻을 모으고 자세한 구성에 대해서는 각 단위의 실무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당 브리핑은 박성훈 수석대변인뿐 아니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나란히 등장해, 박성훈 수석대변인이 발표했다.
협의체 구성 제안은 장동혁 대표가 했고, 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가 수용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여당이 더 많이 가졌으니 더 많이 양보하면 좋겠다"며 "특히 여야 공통공약을 중심으로 야당이 먼저 제안하고 여당이 응답해 함께 결과를 만들면 야당에게는 성과가 되고 결국 여당에게는 국정의 성공이 되는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또 이 대통령은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위해 야당 대표 요청시 적극 검토해 소통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협의체는 여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단위에서 실무협의를 진행해 구성하게 된다. 또 대통령실의 정무수석실이 카운터파트가 된다. 협의체의 정례화는 합의하지 않았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과거에 정례화를 해놓았지만 정국의 상황에 따라 그것이 지켜지지 않아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정치에 부담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청래 대표는 이 대통령과 먼저 단독 회동을 갖고 "저는 평소에 대통령님과 소통할 기회가 많으니 오늘은 장 대표께서 말씀을 많이 하시도록 진지하게 경청하겠다"며 "민생경제협의체가 공통 공약과 배임죄 개선 등의 테마를 주제로 성과를 내도록 하자"고 말했다고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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