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중추신경계(CNS) 치료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의약품을 내놓으며 경쟁하고 있고, 혁신신약 개발 역량, 특정 질환에 특화된 기술력 등을 확보해 기업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11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는 명인제약은 정신신경계 약물 시장에서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가 집계한 '국내 정신신경용제 시장 점유율 현황'에서 지난 2023년부터 2025년 1분기까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명인제약은 뇌졸중, 파킨슨, 조현병, 우울증, 불안 등에 쓰이는 총 225종의 CNS 전문의약품을 생산 및 판매해 왔다. 원료의약품부터 완제의약품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낸 생산 인프라까지 갖췄다.
명인제약의 팔탄 제1공장과 발안 제2공장은 각각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데, 자체 원료의약품 충당 비율을 늘려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외부 의존도를 줄여 원가 및 공급망 측면에서 변동 위험성을 낮추고 수익성은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총 1510억원으로 이 중 1085억원이 시설 확충에 우선 투입된다.
오는 2027년까지 발안 제2공장에 정제 및 캡슐 전용 고형제동을 증축한다. 특히 보유하고 있는 '펠렛' 기술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의약품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기술은 약물을 직경 0.5~2mm 수준의 과립구로 처방하는 것으로, 향후 펠렛 제형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신사업 추진을 검토할 계획이다.
팔탄 제1공장에는 주사제 제조를 위한 최신 설비와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다. 약물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조현병 등 CNS 질환 분야에서도 약물 복용에 대한 순응도를 해소하는 등 장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명인제약은 신약 개발 측면에서는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한다. 올해 1월 이탈리아 바이오 제약사 뉴론과 조현병치료제 '아베나마이드' 한국 개발 및 상업화 독점 계약을 맺었다. 현재 아베나마이드 글로벌 3상을 진행하고 있어 이르면 오는 2027년 말 발매될 수 있다.
최근 유상증자로 운영 자금을 확보한 부광약품도 CNS 질환군을 전략 과제로 삼고 있다. 부광약품은 지난 3월 1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으며 이후 지난 7월 말 약 89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부광약품은 국내 20위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신약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지분 투자 계획을 지속 밝혀 왔다. 실제로 부광약품은 콘테라파마를 통해 파킨슨병 치료제 JM-010, 파킨슨병 환자의 아침무동증 치료제 CP-012 등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CP-012'의 경우 임상 1b상이 진행되고 있고 이달 톱라인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부광약품이 지난해 8월부터 발매하기 시작한 조현병 및 양극성장애신약 라투다정 등은 부광약품의 핵심 품목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라투다정은 올해 5월 월판매 1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국내 빅5 종합병원(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주요 상급 종합병원에서 처방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전국 종합병원으로 원내처방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후 발매 3년 차에는 국내 조현병 및 양극성장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난치성 혈관질환 특화기업인 큐라클은 연달아 특허를 출원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대비하고 있다.
지난 1일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물질 'CU71'에 대해 특허협력조약(PCT)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이번 특허는 용도특허에 관한 것으로, 지난 7월에는 물질특허도 출원한 바 있다.
큐라클의 'CU71'은 뇌혈관내피 기능장애 차단제로, 혈액뇌장벽(BBB)을 안정화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억제해 준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는 제40호 국산 신약 후보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신약 후보물질 탐색부터 제품 발매까지 독자 성공한 제품이다. 뇌에서 흥분성 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 통로를 차단함으로써 반복적인 신경세포 발화를 감소시키는 기전을 갖췄다.
현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허가를 받기 위한 심사 절차를 밟고 있고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품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SK바이오팜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한국·중국·일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약물 유효성이 입증돼 신약 허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해당 임상에서 세노바메이트가 발작 빈도 감소율과 완전발작소실률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국내 제약 업계 관계자는 "국산 신약개발 성공이 경제적이나 기업 가치적으로 접근했을 때 가장 혁신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비용, 효율성 등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들은 다각도에서 시장에 접근하며 고난도 통합 역량을 갖춰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CNS 치료제 시장은 복잡한 뇌 질환을 다루며 다양한 증상에 따른 병용 처방 등 환자 맞춤형 접근이 요구되고 있는 등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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