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구금 사태가 한국인 근로자들의 귀국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한미 관세협상의 새로운 지렛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자 등 근본적 문제 해결 없이는 대미 투자 위축될 수 있어서다. 현재 한미는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협력 펀드의 세부 사항을 협상 중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조지아주에서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지난 12일 전세기를 통해 귀국했다. 구금 8일 만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 등 직접 투자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일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우리나라를 향해 투자를 독려했고, 우리 기업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1500억달러를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 이민당국이 한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도 단속을 벌인 데다, 이 모습을 촬영하기까지 했다. 이 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게 기업들의 우려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아마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매우 당황스러운 상태일 것"이라며 "기업들은 '이거 해야 되나' 이런 고민을 안 할수가 없을 것이고, 직접 투자는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매우 망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한국 인력의 비자 발급 협상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다. 일단 이 대통령은 "대미 투자와 관계된 비자 발급을 정상적으로 운영해달라, TO를 확보하든지 새로운 유형을 만들든지 하는 협상을 하고 있다"며 "미국도 현실적인 필요가 있으면 그 문제는 해결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인 전문인력만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 비자(E-4) 연 1만5000개 발급 내용을 담은 '한국 동반자법' 제정을 요구할 수도 있다. 외교부는 지난 2012년부터 해당 법안의 미 의회 통과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또 관세협상 후속협의도 유리하게 풀어나갈 동력이 될 수 있다. 우리 측에서 투자 심리 위축과 사업 지연 등의 우려를 언급하며 협상을 유리한 국면으로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지아주에 지어지고 있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은 건설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도 11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번 일로 최소한 2~3개월의 지연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양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력 펀드와 관련해 운용 방식, 결정 구조, 이익 배분 방안 등의 구체적인 계획을 협상 중이다. 미국 측은 보증이 아닌 직접 투자에, 여기서 발생한 수익의 90%를 갖겠다는 등을 요구하며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별다른 소득 없이 귀국했다.
김 장관은 이날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는데, 협상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특히 한미 통상 당국은 회담 종료 후에 결과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양국의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15% 관세에 대한 행정명령을 아직 발효하지 않았다. 일본의 경우 이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품목관세를 15% 낮추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해당 조치는 오는 16일부터 발효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기업은 25% 관세로 인해 들어간 비용이 존재한 상황인데, 이제는 일본보다도 비싼 가격에 자동차를 팔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이 대통령이 오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여기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관세협상 후속협의 새 국면이 열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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