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15년 만에 대규모 개편을 단행했지만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쓰는 이에 집중, 쓰기 좋게 맞춤'이라는 콘셉트가 무색하게, 사용자들은 "메신저 본연의 기능을 잃었다"며 연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며 카카오 주가까지 휘청이는 가운데, 카카오의 야심 찬 도전이 '실패한 실험'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에 따르면, 카카오톡 대개편이 이뤄진 지 5일이 지난 이날 현재까지 UI·UX 전반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메트로경제>
특히 개편의 핵심이었던 'SNS화'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다. 개인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연령과 취향을 고려하지 못한 숏폼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3일 카카오는 친구 목록 탭을 인스타그램 피드처럼 바꾸고, 숏폼 콘텐츠를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증권가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용자의 체류 시간이 늘고 광고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고, 다수의 증권사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번 변화는 카카오톡 이용 시간이 꾸준히 줄고 있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2021년 5월 822.68분에서 지난해 5월 731.85분으로 감소했다. 카카오톡 내 광고와 '톡비즈(광고 메시지 전송)'가 플랫폼 매출의 핵심인 만큼, 체류시간 감소는 매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와 달리 사용자 반응은 싸늘하다. 사용자 경험 컨설팅사 PXD가 업데이트 직후 앱 마켓 리뷰 1000건을 분석한 결과, 42%가 '업데이트 전반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디자인 불만(19%)', '친구 목록·프로필 불만(10%)'이 뒤를 이었으며, 15%는 이전 버전으로의 '롤백(Rollback)'을 요구했다.
사용자들의 불만은 '친구 탭' 개편에 집중됐다. 기존의 간결한 목록 대신 원치 않는 지인(직장 상사, 거래처 등)의 프로필 업데이트까지 봐야 하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친구 프로필과 동일한 크기로 노출되는 광고는 "결국 광고판을 만들려는 개편"이라는 비판에 불을 지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톡 자동 업데이트 차단 방법'이 공유되는 등 조직적인 거부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숏폼 콘텐츠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스레드의 한 이용자는 초등학교 1학년 자녀의 카카오톡 숏폼 콘텐츠 피드에 아동이 보기 부적절한 콘텐츠가 떴다며 "(자녀에 대한)콘텐츠, 미디어 제한을 카카오톡이 멋대로 풀었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개편 후 이용자들의 반응이 처참하게 나타나면서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업데이트 발표 직전 6만6400원이었던 주가는 불과 5거래일 만인 26일, 10% 이상 하락하며 5만93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카카오 경영진의 입장은 아직 굳건하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폰트 하나만 바뀌어도 불편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 자신했다. 월평균 1340만명이 프로필을 업데이트하는 등 이미 많은 사용자가 카톡을 일상 공유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이러한 판단의 근거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 피드백을 경청해 월간 단위 업데이트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롤백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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