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규모 투자로 성장 정체기 돌파…에코프로,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 본격화
수직계열화 기반의 공정 혁신으로 삼원계 배터리 가격·경쟁력 동시 확보 추진
에코프로가 인도네시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차세대 성장 동력을 구축하면서 이차전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정면 돌파에 나섰다. 현지 일괄 생산 체제를 구축, 삼원계(NCM) 양극재 가격을 최대 30% 낮춰 리튬인산철(LFP)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고, 성능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업황 부진에도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주식을 담보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해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해당 자금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조성 중인 초대형 산업단지 'IGIP(인터내셔널 그린 산업단지)' 건설에 투입된다.
IGIP는 니켈 제련에서 전구체, 양극재, 배터리셀 생산까지 아우르는 일괄 생산체계를 갖춘 대규모 프로젝트로,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단계적 조성이 진행 중이다.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인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직접 제련소를 운영하면서 원재료를 현지 가격에 조달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생산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에코프로는 IGIP 이전부터도 현지 원료 확보와 생산 기반 구축을 위한 선제 투자를 단행해왔다. 2022년부터 IMIP(인도네시아 모로왈리 산업단지) 내 제련소 4곳에 총 7000억원을 투자하며 거점을 확보했다. 투자 대상은 QMB(지분 9%), 메이밍(9%), ESG(10%), 그린에코니켈(38%) 등이며, 이 가운데 그린에코니켈은 에코프로가 최대주주로서 연결 자회사에 편입됐다. 나머지 3곳은 지분율에 비례해 니켈 중간재(MHP)를 확보하거나 외부에 판매하는 구조다.
이를 바탕으로 에코프로는 니켈 제련부터 셀 생산까지 현지에서 수직 계열화된 공정을 통해 가공비를 통제하고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공정 혁신은 삼원계 양극재 가격을 기존 대비 최대 30%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FP 대비 가격 부담이 컸던 삼원계 배터리에 가격경쟁력이 더해지면서 성능과 가격을 모두 갖춘 소재로 다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가 MHP를 내재화할 경우 하이니켈 양극재 가격을 현재 kg당 25달러에서 20달러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중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하이니켈 가격과 유사해 시장 수요만 회복되면 중국산과 대등하게 경쟁하며 삼원계 양극재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지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전체 MHP의 약 80%는 외부로 판매되며 영업이익률이 약 30%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그룹의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에코프로의 현지 투자 성과는 실제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올 1분기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관련 이익이 본격 반영되며 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2분기에는 주력 제품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판매 증가 효과가 더해져 16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분기 성장세를 이어갔다.
업계는 인도네시아 투자 성과가 본격화되면 에코프로의 성장세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현지화 전략은 안정적 원료 조달과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장기적 '안전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은 장기 프로젝트가 많아 광물 가격 변동이나 예상치 못한 정치·제도 변화처럼 불확실성이 기본적으로 따르지만 인도네시아의 경우 현재까지는 정치적 리스크나 사업 진행에 장애가 될 만한 문제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사업 환경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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