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15년 만에 단행한 카카오톡 전면 개편이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친구 탭 피드형 전환과 숏폼·광고 노출 강화가 불만의 핵심으로 꼽히는 가운데, 카카오는 "조속히 수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대응이 늦고 뚜렷한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앱스토어 평점 급락·1점 리뷰 폭주
29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3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대규모 개편을 단행했다. 친구 목록을 피드형 구조로 전환하고 숏폼 콘텐츠를 강화했으며, 광고 노출도 확대했다.
그러나 개편 직후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는 1점 리뷰가 폭주했고 평균 평점이 2점대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UX 컨설팅 업체 PXD 분석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업데이트 직후 앱스토어 리뷰 1000건 중 전반적 불만족이 42%였고, 디자인 불만 19%, 친구 목록·프로필 불만 10%, '이전 버전 복귀' 요구 15%로 집계됐다.
◆SNS·유명인 반발 확산·내부 잡음까지
일반 이용자뿐 아니라 가수 이영지, 배우 남보라 등 유명인도 SNS와 팬 플랫폼을 통해 불만을 드러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동 업데이트 차단법'이 공유되며 집단적 거부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카카오 내부에서도 잡음이 나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현업 개발자·디자이너도 반대했지만 위 지시로 진행했다"는 주장이 올라왔고, "전사적으로 우려가 있었던 개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용자 불편 요인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친구 탭 피드 전환으로 원치 않는 지인의 프로필 업데이트까지 노출돼 특히 업무용 이용자의 불편이 커졌다. ▲광고 노출 강화로 친구 프로필과 유사 크기의 광고가 배치되면서 "친구 탭이 결국 광고판이 됐다"는 비판이 확산됐다. ▲콘텐츠 자동 재생으로 숏폼 영상이 자동 실행돼 데이터 낭비와 미성년자 부적절 노출 우려가 제기됐다. ▲선택권 부재로 기존 UI 유지나 피드 끄기 옵션이 제공되지 않아 "강제 개편" 불만이 고조됐다.
◆카카오 "조속히 수정"…근본 대책은 미정
카카오는 "이용자 피드백을 경청하고 있으며 조속히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친구 탭에서 '생일인 친구'를 우선 노출하는 등 일부 조정을 시작했고, 숏폼 콘텐츠에는 청소년 보호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냈다.
다만 피드형 전환, 광고 노출 강화, 콘텐츠 자동 재생 구조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선 롤백이나 근본적 수정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향후 ▲친구 탭 구성 조정 ▲청소년 보호 강화 ▲피드 노출 범위 축소 ▲사용자 선택권 부여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선택권 부여가 신뢰 회복의 열쇠
개편 발표 직전 약 6만6000원 수준이던 카카오 주가는 9월 26일 5만9000원대로 마감해 일주일 새 약 10%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광고 매출 확대 기대와 함께, 이용자 반발 장기화 시 실적·브랜드 신뢰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병행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UI 논란을 넘어 플랫폼 정체성과 사용자 경험이 충돌한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생활 필수 플랫폼인 메신저는 변경 자체보다 사용자 선택권 부여 여부가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카카오가 공언한 '조속한 수정'을 실제 조치로 연결하고, 이용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하는 실질적 개선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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