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2026년 세계 상품 무역 증가율 전망치를 0.5%로 낮췄다. 8월 전망치(1.8%)에서 큰 폭 하향이다. 반대로 올해 전망치는 0.9%→2.4%로 상향했다. 관세 인상의 충격이 내년에 본격 반영되는 반면 올해는 AI 관련 품목 수요와 관세 발효 전 '앞당겨 수입'(프런트로딩) 효과가 교역을 떠받쳤다는 해석이다.

WTO는 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상품 무역 증가율을 0.5%로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전쟁의 연쇄 효과와 각국의 관세 인상·불확실성이 기업의 재고·투자 결정을 위축시키며 내년 교역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은 제네바 본부 브리핑에서 "관세 조치의 부담이 올해 후반 특히 내년으로 미뤄져 무역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내년 전망은 암울하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 전망치는 2.4%로 상향됐다. 각국이 즉각적인 보복을 자제한 가운데, 관세 발효 전 수입 증가와 반도체 등 AI 관련 수요 확대가 상반기 흐름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세계 상품 무역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