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를 위해 대법원을 찾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대법원의 지난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을 들여보기 위해 현장검증을 시도했다. 국민의힘은 "인민재판식으로 대법원을 장악하겠다는 대국민 엄포이자 헌정사상 초유의 폭거"라며 반발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를 마친 후 "먼저 대선 후보 파기환송 판결 과정 전산 로그 기록 등 관련 자료와 대법관 증원 관련 소요 예산 산출과 관련해 현장검증한 후 질의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천대엽 처장과 관계자는 검증에 적극 협조해달라"며 "오후 질의응답 시에는 대법원장님 인사말과 마무리 종합발언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야당 의원들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의 입장을 듣자고 요구했지만 추 위원장은 감사 중지를 선포하고 여당 의원들과 이석했다.
이후 추 위원장과 김용민 법사위 여당 간사 등은 대법원 6층에 마련된 처장실에서 천 처장과 1시간 가량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현장검증 시도에 동행하지 않았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취재진에게 "이 상황을 수용할 수 없다. 절차적으로 어떤 상의도 없었다"며 "민주당의 (로그기록) 요구는 사실상 재판 과정 전체를 들여다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 선례가 생기면 사법부가 80년 쌓아온 게 무너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틀 전 대법원장 감금에 이어 대법원 점령이다. 응할 수 없다"며 "오후에 국감장 퇴장을 비롯한 국감 보이콧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사위 야당 간사에 내정된 나경원 의원은 국정감사 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법부 현장검증을 두고 "대법원에 대한 물리적, 심리적 압박이며 사실상 압수수색과 다름없다"며 "오늘 현장검증과 국정감사는 형식도 내용도 모두 불법과 탈법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그 형식도 어떠한 합의나 협의도 없이 (여당이) 날치기 처리했다"며 "그 목적도 대법원장과 대법관의 집무실과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꼬투리가 나올때까지 탈탈 털어서 조리돌림하고 망신주고 인민재판과 여론재판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사법부 독립의 상징적 자리인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리돌림하고 조작 녹취와 저질 합성 사진으로 온갖 악마화, 희화화해 사법부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것은 대한민국 사법질서, 법치주의를 사유화하기 위한 교활한 사법파괴 시나리오"라며 "결국 민주당이 노리는 것은 명확하다. 5개의 이재명 대통령의 범죄 재판을 무죄로 만들고 내란몰이로 유죄판결문을 찍어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항소심을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을 두고 '대선 개입'이라며 각종 의혹을 제기해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4월22일 해당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이틀 후인 두번째 합의기일에 대법관 표결을 통해 유죄판단을 결정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 현장검증 일정이 추가된 지난달 30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AI(인공지능)도 아닌데, 6만쪽을 이틀만에 다 읽었다고 한다"며 "국민께서 누가 언제 열람했는지, 전자문서접속기록과 로그 기록을 공개하라고 하는 것에 100만명 이상의 국민이 서명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대법관 증원과 관련해 법원행정처가 대법관 1인당 75평 규모의 집무실이 필요하고 대법관 증원 14명에 약 1조4000억원이 소요된다고 밝혀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대한 적절성을 현장 검증에서 밝혀내겠다고 벼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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