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E의 목표 대역폭을 현세대 HBM3E 대비 2.5배로 높이고 핀 속도를 13Gbps(초당 기가비트) 이상으로 제시했다. 엔비디아가 내년 블랙웰 GPU의 차기 제품 루빈 플랫폼에 탑재될 HBM4 데이터 처리 속도 기준을 기존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8Gbps)보다 높은 10Gbps를 요구한 데 이어, 메모리 업계 전반에 속도 전쟁이 불붙는 분위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글로벌 서밋2025'에서 HBM4E 핀 속도 목표치를 14Gbps 이상으로 제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6세대 HBM4와 관련해 11Gbps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는데, 7세대 HBM4E에서 속도를 한층 더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핀 속도는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이에서 데이터가 얼마나 빠르게 전송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SK하이닉스 또한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HBM4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으며 12단 적층 구조를 기반으로 10Gbps 이상의 동작 속도를 구현했다. 아울러 시장에서 안정성이 검증된 자사 고유의 패키징 기술인 'MR-MUF' 공정과 10나노급 5세대(1bnm) D램 기술을 적용해 양산 과정의 리스크도 최소화 했다.
메모리 업체들은 공정 측면에서도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 다이를 자사 4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으로 만들어 고객사 요구나 품질 이슈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SK하이닉스는 대만 TSMC의 12nm 공정을 활용해 패키징 기술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내년 엔비디아 공급 물량을 둘러싼 경쟁이 가속되는 가운데 HBM 후발주자로 불리던 마이크론도 지난달 실적설명회를 통해 HBM4 핀당 속도가 11Gbps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당초 마이크론은 엔비디아가 요구한 데이터 처리 속도를 충족하지 못해 납품에 실패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있었지만 이를 잠재웠다는 평가가 따른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 루빈 출시 일정에 맞춰 어느 기업이 먼저 대량 공급 체제를 갖추느냐가 향후 시장 우위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크론은 HBM4 첫 양산·출하 시점을 내년 2분기로 잡았으며 본격 대량 생산은 하반기에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공급 일정을 크게 앞당겨 마이크론보다 빠르게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HBM4의 속도를 1Gbps 높이는 것만으로도 발열과 전력 소모 문제 등으로 인해 설계 난이도가 크게 높아지기에 수율 개선이 관건"이라며 "메모리 3사 모두 HBM4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한 상태인 만큼 내년쯤 본격적인 공급 일정이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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