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과 경주시가 10억 원을 들여 추진한 '첨성대 미디어아트' 프로젝트가 개막 첫날부터 시스템 오류로 중단돼 "세금 낭비 쇼"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경주 첨성대에서 열린 점등식 직후, 미디어아트 영상이 갑자기 멈췄다. 첨성대 외벽에는 화려한 조명 대신 '디스플레이 모드', '종료 중' 등 오류 문구가 표시돼 시민과 관광객들이 당혹스러워했다.
이날 행사는 수개월의 준비와 수억 원의 예산을 들인 대규모 조명 공연으로, '빛의 도시 경주, 첨성대의 부활'을 내세워 홍보해왔다. 그러나 개막 10분 만에 시스템이 먹통이 되자 시민들은 "리허설까지 했다면서 전력 관리 하나 제대로 못 한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관광객들도 "세계문화유산에서 이런 허술한 행사를 하느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번 사업은 영상 제작비만 4억 원, 전체 사업비는 약 10억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리허설 단계부터 전력 안전 점검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며, 행정의 총체적 관리 부실과 보여주기식 추진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가유산청과 경주시는 "전력 합선으로 장비가 손상돼 일시 중단된 것"이라며 "22일부터는 정상 상영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단순 기술 오류로 볼 수 없다"며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와 책임자 문책이 필요하다"고 반발했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보여주기식 실적 쌓기에 급급한 탓에 기본적인 안전·검증이 뒷전으로 밀렸다"며 "이번 사태는 '성과 중심 행정'의 한계를 보여준 대표 사례"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행정의 신뢰는 화려한 조명이 아니라 철저한 검증과 준비에서 비롯된다"며 "시민 세금으로 추진되는 공공사업일수록 안전과 완성도에 대한 책임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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