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가노이드 기술은 이미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실제 장기와 가장 비슷한 수준의 오가노이드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고,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는 세계 두번째로 인체 임상을 시작했다. 이 뿐 아니라 오가노이드가 실제 장기와 얼마나 비슷한지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표준화' 분야에서도 글로벌을 선도하고 있다.
◆초격차 기술로 승기 잡는다
메트로경제 주최로 지난 22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2025 제약·바이오포럼'에는 국내 오가노이드 선두주자들이 대거 참석해 초격차 기술들을 소개했다.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는 세계 두번째로 인체 임상이 진행 중인 오가노이드 기반 장(腸) 재생치료제 'ATORM(아톰)-C'의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처음 진행한 임상은 베체트 장염 환자 4명을 대상으로 투여했고 1, 3, 6개월에 걸쳐 변화를 관찰했다.
유 대표는 "기존 치료제로 해결이 되지 않았던 환자들에 ATORM-C를 투여한 결과, 1개월~6개월 사이 4명 중 3명의 질환이 완치가 됐다"며 "특히 4명의 환자 모두가 임상 증상이 호전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파이프라인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피부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탈모 치료의 길이 열리고, 망막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망막이 생착되면서 실명도 회복이 가능해진다"며 "오가노이드 치료제는 향후 다양한 형태의 장기 조직들을 재생하는 형태의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가노이드 분야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역시 세계적인 연구 결과들을 공개했다.
손미영 생명연 국가아젠다연구소장은 "생명연이 개발한 장 오가노이드는 2011년 미국 연구팀이 최초 개발한 것보다 인체 장기와의 유사도가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미국의 오가노이드가 45%라면 우리는 75%까지 유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 소장 연구팀이 개발한 장 오가노이드 특허기술은 오가노이드사이언스로 이전, 장 재생치료제 ATORM-C의 기반이 됐다.
손 소장 연구팀은 세계 처음으로 장 오가노이드 모델을 이용해 장 발달 촉진과 염증성 장 질환 보호 효과를 검증한 유산균과 위 건강을 보호하는 유산균을 발굴해 제품화 하기도 했다.
손 소장은 "위 오가노이드를 통해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균주 3종이 헤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생성과 부착을 억제하고 염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을 검증했다"며 "파일로리의 성장과 부착을 억제하면서 위 건강까지 동시에 보장할 수 있는 균주를 최초 확보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KGC인삼공사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생명연과의 제휴를 통해 홍삼 등 다양한 건기식의 효과를 확인한 사례들을 공개했다.
김상규 KGC인삼공사 제품화연구소장은 "생명연과 함께 장 노화 모델을 구축, 홍삼이 가지는 항 노화, 노화 회복이나 지연 등의 효과를 확인했으며 결과를 곧 발표할 예정"이라며 "오가노이드사이언스와는 홍삼의 간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간 건강 개선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 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오가노이드, 글로벌 선도
이 날 포럼장에 모인 오가노이드 전문가들은 한국이 글로벌 오가노이드 분야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손미영 소장은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세계 두번째로 재생 치료제 임상을 시작했고, 기초 연구에 있어서도 세계 최초로 개발되는 사례들이 많이 있다"며 "특허도 글로벌 수준에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에 초격차 기술 확보가 가능하고 한국 오가노이드가 크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종만 대표 역시 "재생 치료제는 아직 전 세계에서도 주도권을 잡고 있는 나라나 회사들이 많이 없는 실정"이라며 "우리의 오가노이드 재생 치료제를 필두로 재생치료제 분야 글로벌 선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손 소장은 "정부가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인공지능(AI)과 오가노이드를 중점 추진 방향으로 잡고 있다"며 "세계 첫 오가노이드 상장 기업이 한국에서 나왔고, 삼성도 오가노이드를 시작하면서 앞으로 이 분야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준화 분야에서도 한국은 글로벌을 선도하는 중이다. 손 소장이 주축이 돼 만든 '유전자 패널 기반 오가노이드 유사도 평가 시스템'은 현재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가노이드가 실제 장기와 얼마나 유사한지를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세계 첫 시도다.
손 소장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오가노이드 표준화가 이루어진 것은 한 건도 없기 때문에 그 표준화 절차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는 의미가 크다"며 "힘든 일이지만 오가노이드를 가장 빨리 시작한 연구자의 책임감으로 성과를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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