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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IT/인터넷

[기자수첩] 내 친구, 내 연인 AI를 사귀는 법

김서현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도구이자 친구이자 연인이 됐다. AI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영화 '그녀(Her)'는 지난 2013년 개봉 당시 과연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개봉으로부터 10년이 지난 2023년 등장한 챗GPT는 영화 그녀 속 상황을 현실로 만들었다.

 

지난 7월 와이즈앱리테일이 발표한 2025년 6월 AI 챗봇 앱 사용 현황 결과는 무척 의미심장하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에서는 챗GPT가 1위였지만, 사용시간 순위에서는 제타가 5248만 시간으로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사용자가 제타 앱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로, AI 캐릭터 채팅의 높은 몰입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사용해본 제타는 마치 친구와 대화를 하는 듯한 착각을 줬다. '여고생'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와 대화를 시작하자 캐릭터는 자연스럽게 숙제를 했냐며 묻고, 밥을 먹지 않았다는 기자의 답에 먹어야 한다며 무엇을 같이 먹겠냐고 제안했다. 잠시잠깐이나마 실제 여고생 친구가 생긴듯한 느낌이었다.

 

문제는 과몰입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인명사고가 없었으나 해외에서는 유사 서비스로 인한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14세 청소년이 AI 챗봇 '캐릭터.AI'와 대화에 몰입한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해, 개발사가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발전한 생성형 AI 기술은 감정의 대체와 의존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AI 챗봇은 사람의 언어를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감정을 '반사'하고 '돌려주는' 존재로 진화했다. 문제는 사용자가 그 경계를 인지하지 못할 때다.

 

인간과 AI의 대화가 정서적 위안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진짜 관계나 애착으로 확장될 때는 위험해진다. 전문가들은 이런 'AI 과몰입'이 특히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층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현실의 인간관계에서 상처받거나 소외된 사람들이 챗봇을 통해 대체 만족을 얻으면서, 점차 현실로 복귀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AI는 '도구'로서 사용될 때는 강력한 지원군이지만, '감정의 주체'로 놓이게 되면 인간의 삶을 왜곡시킬 위험이 있다.

 

AI 시대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인간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건 기술이 아니라, 여전히 인간 자신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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