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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미래형 조선소 구축 총력…디지털 전환으로 글로벌 경쟁력 재편

조선3사, AI·로봇 기반 스마트조선소 구축 박차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공정 자동화·설계 효율화 집중
중국, 정부 주도 투자로 자동화 격차 빠르게 추격
전문가 “R&D 실증 중심 전환·플래그십 모델 육성 필요”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야드 전경. /HD현대중공업

조선업계가 생산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숙련 인력 부족, 현장 안전 리스크 등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조선소가 K-조선의 체질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그룹차원에서 '스마트조선소'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 HD현대삼호중공업 등 3사는 디지털,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미래형 조선소 FOS(Future of Shipyard)라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와 협력해 데이터·가상현실(VR)·증강현실(AR)·AI·자동화 기술을 결합한 생산 체계를 구축해 선박 설계의 효율성과 현장 작업의 정밀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2030년에는 생산성 30% 향상과 선박 건조 기간 30% 단축이 기대된다.

 

또한 HD현대는 최근 독일 지멘스와 '미국 조선산업의 현대화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선박 설계의 디지털 고도화 ▲블록 조립 및 탑재 공정 자동화 ▲생산·품질·공정관리의 데이터 최적화 등 기술 혁신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내 조선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공동 운영해 현장 맞춤형 기술 인재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AI·로봇·데이터를 결합한 '지능형 스마트야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드론과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해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용접과 가공 공정에는 로봇을 투입해 자동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미국 필리조선소에 스마트야드 시스템을 적용해 북미 지역 선박 정비·보수(MRO) 시장으로의 진출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조선용 로봇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협동로봇 기반의 AI 용접로봇을 시작으로 차세대 생산로봇 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조선 현장의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생산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삼성중공업은 최근 '오토 투 비전(Auto2Vision)' 행사를 열고 조선해양업계 최초의 자동화 플랫폼 'S-EDP(SHI-Engineering Data Platform)'를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설계 정보를 자동으로 저장·공유하고, 웹 기반 동시 접근과 실시간 협업, 도면·문서·계산서 자동 작성 기능을 지원해 설계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이 국내 조선사들이 스마트조선소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완전히 벌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대 연구진이 최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은 대형 조선소 기준으로 한국 수준에 거의 근접했으며 일부 공정 자동화 분야에서는 오히려 국내 조선사보다 앞서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정부 차원의 대규모 자본 투자와 인프라 확충을 바탕으로 로봇 자동화 중심의 설비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기업 수요에 맞지 않으면 신기술 도입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편으로 기존 조선소 구조로 인해 새로운 설비를 도입하기 어려운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지원 방향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종훈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국내 조선 분야 연구개발 예산 자체는 적지 않지만, 여러 기관과 기업으로 분산되면서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마트 야드 사업도 공통된 목표에 집중되지 못하고 분절적으로 추진되다 보니 산업을 대표할 만한 플래그십 사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형평성보다는 실효성 중심의 지원이 필요하며 조선소 전체가 아니라 특정 조립·가공 공장을 중심으로 대표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개발 예산이 수백억 원씩 투입되더라도 실질적인 성과가 없으면 오히려 좀비기업을 양성할 수 있어 정부 지원이 단순한 연구비 배분이 아니라 실증 중심의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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