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시장의 축이 안팎으로 재편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직접 담그기보다 필요한 만큼 사먹는 '김포족(김장포기족)'이 급증하며 포장김치 수요가 꾸준히 커지고, 해외에서는 K-푸드 열풍 속 김치가 대표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으며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식품업계가 포장김치 사업을 국내외로 동시에 키우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선 이유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5년 소비자 김장 의향 및 채소류 공급 전망'에 따르면 올해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는 비율은 32.5%로 전년(29.5%) 대비 3%포인트 증가했다. 필요한 양만 살 수 있다는 점(39.5%), 번거로움 회피(33.1%) 등이 주요 이유다. 집에서 김장을 하는 비율은 62.3%지만 지난해(64.5%)보다 줄었다.
이에 따라 국내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다. 닐슨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2021년 5370억 원에서 2023년 6560억 원으로 22% 성장했다. 상위업체 점유율도 견고해 대상 38.9%, CJ제일제당 36.7%로 양강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늘어난 '김포족' 공략을 위해 식품업계는 연중 최고 성수기인 김장철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대상 정원e샵은 '2025 종가 김장대전'을 열고 포장김치와 김장재료를 최대 15% 할인 판매한다. CJ제일제당은 서울·경상도·전라도의 맛을 살린 '지역특화 김치' 3종을 네이버에서 단독 판매한다. 풀무원 올가홀푸드는 원재료의 95% 이상을 유기농으로 구성한 프리미엄 김치 4종을 출시했다.
김장을 하려는 소비자를 위한 행사도 풍부하다. 동원F&B는 김장체험 행사인 '양반김치 김장투어'를 다음달 12일까지 운영한다. 1999년 시작된 국내 최초 김장투어로 소비자가 직접 담가보고 공장을 견학하는 3시간 코스다. 매일유업 상하농원은 12월 7일까지 김장페스티벌을 진행하고, 김장체험과 숙박을 결합한 패키지도 선보였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김장비용은 전통시장 33만8000원, 대형마트 40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약 2% 오르며 소폭 상승했다. 배추 가격이 가을장마 장기화·병해 발생으로 20% 뛰었지만 무(33%↓), 대파(16%↓), 소금 등 주요 재료의 가격 하락이 부담을 일부 상쇄했다.
국경 밖에서 김치 산업은 더 큰 성장 기회를 맞는 분위기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김치 수출액은 2021년 1억600만 달러(약 1553억 원)에서 지난해 1억6360만 달러(2387억 원)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MI는 지난해 세계 김치 시장 규모를 6조6690억 원으로 추산하며 2030년 9조6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수출 1위 기업 대상 종가는 지난해 9390만 달러(약 1377억 원)를 수출하며 국내 전체 수출액의 57%를 차지했다. 유럽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폴란드 업체 chPN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크라쿠프 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유럽 전략 기지로 삼아 설립되는 크라쿠프 김치 공장은 대지 면적 6613㎡(2000평) 규모로, 총 150억여 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연간 3000t 이상의 김치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약 50개국에 김치를 수출하며 베트남 현지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 중이다. 북미 공장 인수, 배추 품종 '그린로즈' 도입 등 공급망 안정 전략도 병행한다. 풀무원 역시 익산 글로벌 김치 공장을 기반으로 월마트 등 미국 4000여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며 수출 전문 기업 인수를 통해 글로벌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김치 소비 트렌드 변화와 글로벌 김치 수요 확대에 따라 식품업계가 포장 김치 사업 전략을 새롭게 짜는 분위기"라며 "내수·수출 모두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어 기업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요 증가 폭에 비해 글로벌 공급망은 아직 초기 단계라 선점 효과가 큰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