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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여행/레져

전북 완주 매력, 생강향 따라 떠나는 WANTA자전거 미식여행

완주의 여정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고찰로 마무리
봉동 생강과 로컬푸드, 완주 미식 여행의 진정한 매력

[로컬여행 기획] KTX로 서울에서 불과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전라북도 완주의 여행길은 마치 시골길을 걸으며 듣는 바람 소리처럼 잔잔한 여운을 주는 여행이다. 소박한 한 끼의 식사는 단순한 포만감을 넘어 시간의 결을 음미하는 특별한 의식이 된다. 1200년 고찰의 우직한 풍경과 척박한 땅에서도 피어난 생명력이 만들어내는 진정한 맛과 아름다움은 엄마의 품속 같다.

 

이번 여정에서는 삼례문화예술촌, Wanta 자전거 투어, 그리고 송광사를 향한 여행을 계획하며, 완주의 자연과 문화를 담아 보았다. 또한 특산물을 이용한 완주미식여행도 같이 떠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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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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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규춘 기자

■ 삼례문화예술촌, 역사가 깃든 문화와 예술의 마을

완주의 이야기는 삼례문화예술촌에서 시작된다. 삼례문화예술촌은 과거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음과 동시에, 현재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거듭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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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규춘 기자

삼례의 역사는 1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 시절, 수탈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던 거대한 곡물창고들이 현재는 전시장으로 재탄생하여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이곳으로 이끌고 있었다. 특히, 과거 미곡창고였던 건물을 개조하여 만들었다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이 공간이 담고 있는 무거운 역사의 흔적과 반대로 사람들로 가득 찬 활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삼례문화예술촌의 안내를 맡은 해설사는 눈앞의 공간에 살아 숨 쉬는 이야기를 더해준다.

 어두운 과거의 그림자들. 그것을 예술로 덮어버리는 시간의 흐름속에서 우리는 삼례에서 서로 공존해 가면 사는지도 모르겠다. 삼례 곳곳의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과거의 아픈 기록과 지금 행복이라는 인증의 기록사이에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오늘날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달하며 공존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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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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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관광체육마케팅센터 '쉬어가삼'에서 시작하여 자전거를 타고 삼례문화예술촌 일대를 둘러본 뒤 다시 돌아오는 자전거 코스. 사진/최규춘 기자
 

■  Wanta 자전거 투어, 바람을 타고 느끼는 완주의 대자연

삼례를 뒤로하고, 완주의 풍성한 자연을 느끼기 위해 'Wanta 자전거 투어'를 시작했다. 이 투어는 완주의 자연 속을 달리며 그곳이 간직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완주관광체육마케팅센터에서 자전거를 대여한 후 만경강 경치를 볼 수 있는 비비정을 향해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비비정까지는 10여분 남짓 걸린다. 비비정에서 가을의 따뜻한 햇살 아래 만경강의 빛나는 물결을 바라보며 느낀 산들바람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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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정. 사진/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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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정에서 바라본 만경강. 사진/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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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정. 사진/최규춘 기자

비비정은 완산팔경 중 하나로, 그 이름은 "기러기가 쉬어가는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실제로 계절이 바뀌는 시기가 되면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오르고, 그들이 강기슭에 앉아 쉬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비비정에서 바라본 풍경은 만경강의 수려한 물줄기와 자연이 어우러져 자전거 여행의 강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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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전경.

■ 송광사, 역사 속 고요한 명상의 공간

완주 여행의 마지막 여정은 깊은 역사와 공존하는 송광사(松廣寺)다. 종남산 기슭에 자리한 송광사는 신라 경문왕(867년) 때 창건된 고찰로,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다가 수차례 재건 되면서 오늘날에 이르는 천년 고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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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대웅전. 사진/최규춘 기자

송광사의 중심부에 위치한 대웅전은 흙으로 빚어 만든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보물 제1274호)'을 모시고 있어 그 크기와 화려함에 눈길이 멈춘다. 

조선 후기의 건축미를 보여주는 독특한 십(十)자형 구조가 돋보이는 종루는 송광사의 또 다른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다. 지금은 보수 공사 중이다. 송광사를 처음으로 마주했을 때 느낀 것은 공간 자체가 가진 고요와 경건함이다. 긴 역사를 품으면서도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찰의 풍경은 성스러움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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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동 생강. 사진/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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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한 봉동 생강. 사진/최규춘 기자

■ 봉동 생강, 천년의 전통을 담은 금보다 귀한 생강

완주를 여행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봉동 생강'이다. 봉동은 600년 이상의 생강 재배 역사를 가진 천년 고장으로, 그 역사는 단순히 길기만 한 것이 아니라 농업의 위기를 극복해 온 자연 친화적 전통 농업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봉동 생강은 일반 생강과는 다른 독특한 재배법과 저장 방식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생강의 가장 큰 천적인 '뿌리썩음병'에 대처하기 위해 봉동 농가들은 화학비료 대신 전통 생태 농법을 고수하며 자연과의 공존을 선택했다. 예를 들어, 5월 중순에 참나무의 낙엽을 밭 위에 덮어 곤충과 천적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해충을 억제하는 방법은 이곳의 상징적인 기술이다.

 

또한, 일반 훈제 방식과는 달리, 봉동만의 온돌 잔열을 활용한 생강굴 저장 방식은 신선함을 유지하며 생강의 품질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유명하다. 직접 현장에서 맛본 봉동 생강은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고, 독특한 단맛과 깊은 향을 자랑했다. 특히, 유효 성분인 '진저롤'이 일반 생강보다 3배 이상 높다고 하니 왜 봉동 생강이 그렇게 자부심을 가지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곳 농업은 천년을 이어오며 단순 생산을 넘어 특화된 '건강 농업'으로 발전했고, 생강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의 개발 또한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봉동 생강은 단순 식재료 그 이상으로, 자연이 준 귀한 선물이자 완주의 정체성을 담은 지역의 자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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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 미식의 매력

다음으로 찾은 곳은 완주의 로컬푸드 식당과 카페였다. 봉동 생강을 이용하여 완성된 다양한 음식과 음료로 여행 중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먼저 향한 곳은 한식 뷔페인 '새참수레'였다. 처음 식당에 들어섰을 때는 소박한 분위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조금씩 접시에 담아낸 음식을 먹는 순간 만족감이 배가되었다. '새참수레'의 모든 음식은 완주 로컬푸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지역 특산물로 수확된 재료들로 조리된다.

약 30여 가지의 음식들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깔끔하고 건강한 한식이었다. 생강을 이용한 반찬도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향과 맛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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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동 생강으로 만든 생강차와 절편. 사진/최규춘 기자

'새참수레'에서의 식사를 마친 후, 삼례에 자리한 아담한 카페 '커피한잔'을 찾았다. 이 카페의 특색은 완주 봉동 생강을 사용해 만든 진짜 생강차였다.

농가에서 갓 건네받은 생강으로 직접 만든 100% 수제 생강차는 깊고 진한 향기로 손님을 맞이했다. 한 잔을 마시는 순간, 그 특유의 따뜻함과 고유의 진한 풍미, 그리고 은은한 단맛이 온몸을 감싸주며 하루의 피로를 녹여준다. 생강차와 함께 제공된 얇게 썬 생강청 말랭이는 부드러운 단맛과 짙은 향기를 자랑하며 함께 곁들이기에 안성맞춤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점주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귀향 후 4년 동안 지역의 특산 생강을 활용하여 차와 말랭이를 직접 만들어낸 '애국자 사장님'의 정성이 이 생강차 한 잔 속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

특히, 젊은 사장님 내외의 완주 생강에 대한 애정과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완주를 여행하며 마주한 생강 이야기는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하나의 문화이자 역사였고, 그 맛과 향은 다시금 완주를 찾아야 할 이유를 충분히 만들어 주었다. 

 


완주 미식 투어는 용산역에서 KTX로 출발해 익산역에서 연계 버스로 투어를 진행한다.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두 시간쯤. 익산역에서 다시 버스로 30분 정도 더 달리면 삼례다. 슬로 여행의 묘미도 숨어있다. 현재 ‘여행공방’과 완주군이 의기투합해 론칭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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