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안에 조직·사업 구조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초고속 재편에 돌입했다. 40년 가까이 회사의 한 축이던 단체급식 사업을 과감히 매각한 데 이어 프랜차이즈 버거·베이커리·식자재 B2B 등 성장성이 높은 영역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표이사 교체까지 단행하면서 외형 중심의 확장 전략에서 소비자 접점 확대와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단체급식사업부를 아워홈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에 1200억원에 매각했다. 국내 급식 시장 톱5 규모, 지난해 매출 2754억원을 기록한 굵직한 사업부문을 정리한 것은 선택과 집중을 극대화하겠다는 강력한 신호탄으로 읽힌다.
급식 매각 절차는 오는 이달 중 마무리되며 아워홈은 인수 작업을 위해 총 1313억원을 고메드갤러리아에 출자했다.
신세계푸드는 급식 사업의 빈 자리를 버거·베이커리·식자재 B2B 등 '잘할 수 있는 영역'으로 메울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1~2년간 '노브랜드피자', '베러푸즈', '스무디킹', '보노보노' 등 비주력 사업도 잇따라 철수하면서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를 강화해 왔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9% 증가하며 재편 효과가 가시화됐다.
재편의 중심축에는 '노브랜드버거'가 있다. 신세계푸드는 급식 부문의 공백을 메울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버거 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노브랜드 버거는 올해 10월 기준 230개까지 확대됐다. 직영점은 약 20개. 가맹점은 210여 개다. 회사는 가맹점 교육을 위한 'NBB 아카데미'를 확장 운영하고, 콤팩트 매장 도입으로 창업비용을 최대 60%까지 낮추는 등 가맹 확대 중심 확장 전략을 본격화했다.
신세계푸드는 패티·식자재 등 B2B 납품 사업과 연계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노브랜드버거는 패티·채소 등 대부분의 식자재를 신세계푸드가 공급하는 구조다. 가맹점이 늘수록 식자재 매출이 동반 확대되는 셈이다.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버거를 그룹 핵심 사업으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정기 인사를 이례적으로 3분기에 단행하며 계열사 대표 8명을 교체했다. 신세계푸드도 예외가 아니었다.
취임 1년이 채 되지 않은 재무통 강승협 대표 대신, 영업·유통 전문가 임형섭 신임 대표가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임 대표는 1995년 입사 이후 이마트 점장, 신세계푸드 식품유통본부장, B2B 총괄 등을 거쳤다. 특히 강 전임 대표와 함께 급식·비주력 사업 정리 작업을 주도했던 핵심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정리·내실 다지기의 단계에서 끝났다면, 이제는 적극적인 외연 확장 단계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임 대표는 대표직과 함께 B2B 총괄을 겸직하며 '식품 B2B 전문기업' 기조를 강화할 계획이다.신세계푸드는 버거 외에도 베이커리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블랑제리', 'E-베이커리', '보앤미' 등 기존 브랜드에 이어 최근에는 유러피안 델리 브랜드 '베키아에누보 가스트로'를 론칭했다. 프리미엄 냉동생지·샌드위치 브레드 수요 증가에 대응해 B2B 상권 확장 전략을 강화한 것이다.
여기에 이례적으로 K-뷰티 산업에 500억원 투자까지 단행했다. 코스메틱 ODM 기업 씨앤씨인터내셔널에 '뷰티시너지 2025 PEF'를 통해 간접 투자 방식으로 참여했다. 사업과 직접적 연관성은 없지만 재무 효율성과 투자 수익 확보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푸드는 그동안 그룹 내에서 비교적 조용한 계열사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움직임은 가장 빠르고 가장 공격적"이라며 "급식 매각 이후 버거·베이커리·B2B로 중심축을 확실히 옮기며 새로운 성장 전략을 완성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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