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은 경제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여 가계와 기업의 활력을 배양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물가가 불안하면 미래에 대한 확신이 저하되어 합리적 선택이 어려워져 가계와 기업은 이리저리 두리번거린다. 어디선가 무엇인가 특별이익을 구하려고 한눈팔려 들기에 가계와 기업은 최선의 경제활동을 영위하기 어려워진다. 물가상승률이 높을수록 가계나 기업이 열심히 일한 보람을 느끼지 못해 기업가정신, 장인정신을 발휘하지 못하여 성장동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질수록 화폐가치 하락을 예상하는 가계나 기업이 (가치가 보다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는) 실물자산이나 타국 화폐를 선호하도록 작용한다. 그렇게 되면 자국 화폐가치가 더 큰 충격을 받을 위험이 커진다. 개방경제체제에서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에서 물가불안은 환율불안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생각건대, 2025년말 현재, 원화의 대외가치 하락 원인은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 하락, 극한으로 달리는 사회적 갈등 같은 여러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그중에서 재정적자 확대 예상으로 유동성이 팽창되어 미래의 화폐가치 하락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물가가 안정되어야 특히 중산층 이하 가계의 현재보다 나은 삶을 향한 사다리기 흔들리지 않는다. 그럭저럭 한탕 해 번 큰돈이 아니라 한푼 두푼 모아야 진정한 나의 재산이 될 수 있다. 물가가 계속 오르면 생활이 고달파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그라들어 성장잠재력의 바탕이 되는 사회적 수용 능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가계의 실질소득과 저축의 크기가 점점 줄어드는 데다, 주식 부동산 금은 같은 자산 가격까지 올라 서민 가계는 맥이 빠질 수밖에 도리가 없다. 근검절약 노력이 헛수고가 되어 허탈해지고 자칫하다 사회불안으로 연결된다.
물가안정은 일국 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정책 과제이며 목표다. 만약, 물가안정 목표를 거시경제 현상 변화와 관계없이 정책목표에 따라 조율한다면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되어 통화정책 기대효과가 무뎌지기 마련이다. 정책 당국은 시장동향을 면밀하게 살피고, 시장은 합리적 정책을 기대하면서 거시경제환경 변화에 적응하면서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금리와 유동성 조율 방향을 내비치는 선제 안내(forward guidance)도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해야 기대효과를 크게 할 수 있다.
생활물가는 현재 환경을 반영하지만 자산 가격은 미래 상황을 반영한다. 각 경제주체가 미래에 재정적자 확장으로 유동성 팽창을 예상한다면 환율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국가가 발행한 화폐가치가 불안하면 결국 국가에 대한 신뢰 저하로 연결된다. 사회 안정을 통한 경제 성장과 발전을 위하여 공동체는 무엇보다 먼저 화폐가치 안정을 통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 나가야 한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