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학년도 대입은 내신 5등급제와 고교학점제의 본격적인 결합으로 기존 대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대전환점'으로 작용한다. 이는 단순한 제도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획일적인 줄 세우기 경쟁을 완화하고 학생의 잠재력과 자기 주도적 성장을 도모하려는 우리 교육의 깊은 철학적 변화를 반영한다. 특히 서울·경기 지역 내 학군지와 외 지역, 고교 유형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엇갈리며, 현명하고 선제적인 극복 전략 수립이 절실하다.
가장 먼저 주목할 것은 내신 5등급제 도입이 가져올 '변별력 상실'이라는 충격이다. 1등급 비율이 상위 10%로 확대되며 내신의 미세한 변별력은 사실상 없어진다. 이는 상위권 대학 경쟁에서 동점자 대거 발생이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에 대학들은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학생부의 정성적 요소를 극대화하며 새로운 변별력을 확보한다.
그동안 수능 중심으로 설명되던 정시는 크게 변모한다. 서울대는 정시 일반전형에 수시 학종 수준의 '교과 역량 평가'를 도입했고, 건국대는 정시에서 수능 80%에 학생부 정성평가 20%를 반영한다. 이는 과거의 '수능 올인' 전략이 더는 통하지 않음을 분명히 선언한다. 고교 3년간의 충실한 학생부 관리가 이제 정시 합격의 결정적인 변수로 격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시는 경희대의 교과전형에 '교과종합평가'처럼 교과 성취도뿐 아니라 탐구 활동과 진로 일관성이 핵심 변별 요인이 된다. 결국 '수능과 학생부의 분리'는 사라졌고, 두 요소는 학생의 진정성 있는 학업 태도와 탐구 역량을 입증하는 방향으로 통합되고 있다.
이 변화는 고교 유형별 유불리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첫째, 특목고·자사고는 내신 5등급제로 인해 정량적 우위가 약화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게 된다. 내신 1등급 비율이 상위 10%로 확대되면서, 명문고의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기존 2~3등급이 암묵적으로 드러내던 학업적 탁월함이 등급 숫자만으로는 충분히 변별되지 못하고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화 선택과목 이수, 탐구 중심 수업 경험 등 정성평가에서 드러나는 학업 역량은 여전히 강점으로 작용한다. 이들은 수능 고득점과 더불어 소논문, 심화탐구보고서 등 고급 과목 기반의 진로 특화형 학생부를 구축하며 자신만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둘째, 학군지 일반고는 5등급제 수혜로 겉으로 보기에 내신 1~2등급 확보가 이전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내신 등급 내 동점자가 급증하는 새로운 압박에 직면한다. 학군지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높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치열한 내신 경쟁에 몰입하다 수능 대비에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경우 오히려 '전략적 안전판'을 잃을 위험이 증가한다.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의 수능 최저 폐지 등 일부 대학의 완화된 기준은 예외적인 경우에 불과하다. 대다수 주요 대학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시에서 수능 최저 충족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동점자 속출에 대비해 교과서 밖의 독서, 자율, 동아리, 진로활동를 통한 특정 분야 심화 탐구 등으로 고품질 세특 관리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진정한 변별력을 확보할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비학군지 일반고는 5등급제로 상위 등급 확보가 용이하고, 서울대 지역균형 확대 등 정책적 기회가 존재한다. 하지만 교육 환경의 질적 격차로 인한 정성평가 불리함이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들은 수시에서 지역균형 전형을 적극 활용하고, 수능 최저 충족을 위해 학교 및 교육청의 집중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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